코멘트
HBJ

HBJ

6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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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배드 무비: 엘 카미노

영화 ・ 2019

평균 3.5

'브레이킹 배드'는 단언컨대 내가 본 최고의 드라마다. 그냥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이야기였다. 그랬기 때문에 이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들었을 때, 너무나도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엄청 걱정됐다. 21세기식 서부극의 정점을 보여준 이 드라마는 정말 완벽하게 끝냈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시 핑크맨의 탈출마저도 열린 결말의 여운을 줬기 때문에 그것대로 너무 좋았다. 그래서 과연 제시 핑크맨의 다음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할지 꽤나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빈스 길리건은 달랐고, 아론 폴은 여전히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이미 사라졌지만, 제시 핑크맨의 기억을 통해 영화는 다시 한번 이 캐릭터들이 그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상기시켜준다. 긴 시간동안 끔찍한 노예 생활을 한 제시가 경찰을 피해 새로운 삶을 찾아떠나려는 마지막 모험에서 제시 핑크맨이 가진 상처, 그리고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겠다는 의지에 대해 이 영화는 이야기한다. '브배'의 다섯 시즌동안 제시 핑크맨 또한 월터 화이트와 함께 많이 변화한 캐릭터고 사실 더 이상 나아갈 캐릭터 아크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빈스 길리건은 드라마의 엔딩에 제시를 위해 남겨둔 여백을 정말 팬서비스를 위해 덧칠한 것이다. 여기에 아론 폴은 다시 한번 본인의 커리어 하이 연기를 재소환하며 브라이언 크랜스턴의 공백을 혼자서도 메꿀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실은 방영되지 않은 '브배'의 마지막 에피소드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어쨌든 영화이기 때문에, 빈스 길리건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TV의 비스타 제약에서 벗어나 시네마스코프 비율로 촬영했다. 정말 서부극처럼 말이다. 거기에 긴장감으로 가득 찬 공백과 침묵, 그리고 터질 때는 정말 화끈하고 잔혹하게 터지는 액션까지, 정말 '브배' 팬들을 위한 하나의 축제와도 같았다. 이 영화를 보며 오랜 기간 잊고 있었던 이 드라마의 마약 같은 중독성과 흡입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줬다.이 영화가 굳이 만들어질 필요는 있었냐하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오"다. '브레이킹 배드'는 그 자체로 충분히 완벽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시 한 번 '브레이킹 배드'의 맛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에필로그다. 이 영화는 원작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더욱 완성시켜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아무리 맛있는 풀 코스 디너를 먹었다고 해도, 물 한잔과 이쑤시개로 가져다주는 것을 마다할 필요는 없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