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고다르는 각국의 시네마테크가 사랑하는 영상작가의 한 사람이다. 또한 그는 오랫동안 시네마테크의 열렬한 옹호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막상 고다르는 시네마테크를 불태워야 한다고 논했다고. 반감이 들었던 그 말뜻이 이 작품을 보고서 어렴풋이 이해가 되었다. 메모:: 시네마테크를 불태우기. 양식으로서의 구축된 시대를 파괴하기. 씬 흘려보내기, 고의적 열화, 프레임의 과격한 변화, 이미지와 사운드와 텍스트 간의 소격작용. 달리는 말과 기차의 이미지로 시작된, 그리고 물론 자신과 옛 동료들의 필모까지 포함하는 장기20세기 무빙 이미지 부관참시-하기. 이는 21세기 영화에 대한 축복이기보다는 오히려 전대 영화의 양식을 잇는 동시대 영화에 대한 저주로. 전대의 거장으로 '여겨짐'을 자각하는 작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대안의 제기가 아닌 대체재의 제시. 이를테면 세계 전쟁 이미지로 등치되는 당대 "아라비아" 디지털 이미지. (막상 고다르의 작업은 여전히 비디오 편집기로 이루어진다는, 반면 이 작품의 기자회견을 모바일 화상통화로 했다는 사전정보는 작품외적인 흥미로운 역설.) 좌우간 그 제시물은 해체와 재구축이라기보다는 폭파와 대체에 가까운 과정. 그런데/그렇다면 이는 혹시/차라리 고다르가 제시한 대체재와는 다른 접근, 예컨대 [지하디로 알려진]에서의 에릭 보들레르의 방식으로 보다 적절하게 수행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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