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우기즘

우기즘

7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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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리

영화 ・ 2018

평균 3.8

감동적인 이야기. 그러나 이런 식의 서툰 마무리는 2018년의 워킹맘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 보육 문제는 더 이상 부모만의 고유 영역이 아니다. 영화는 보모 ‘툴리’를 통해 보육의 공공성이라는 주제로 나아가지 못하고, 다시금 육아를 성역화하며 백인 중산층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한다. 독박육아의 부작용을 말함으로써 남편의 행동을 요구하는 것, 그 너머의 대안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런 영화 만들고 싶으면 니가 감독해”라 말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러기엔 이 영화가 보교육의 공공성에 대해 어느 정도 화두는 던지고 있지 않은가. 학교는 조나의 문제를 부모에게만 맡기고 개인 교사를 고용하라고 한다. 더군다나 이 부부는 맞벌이 부부에, 셋째까지 낳은 상황이다. 이렇게 떡밥은 잔뜩 던졌는데 어째 회수가 잘 안 된 느낌이다. 마지막에 이르러 조나는 솔이 필요 없을 것 같다며 엄마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 장면이 보여주는 건 결국 “아이에게 필요한 건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모성신화 아닌가. 2018년의 어떤 여성이 이 영화를 보고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생각할까? 감독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완전히 여성들에게 비혼-비출산을 권장하는 영화다. 조나는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남편의 변화는 미미할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가 우리에게 ‘힐링’이라는 달콤함을 선사하는 건 어쨌든 영화는 그런대로 잘 마무리 됐으니까. 영화가 우리 삶에 잠입할 것이란 생각을 안 하니까. 원래 영화가 그렇다. 그리고 그게 바로 매체가 필연적으로 갖는 맹점이다. 그러나 현실 속 ‘진짜 툴리’들은 여전히 고통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