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
5 years ago

더 플레저 오브 빙 로브드
평균 3.4
단편 <우리는 동물원에 간다>와 더불어, 도드라지는 사프디의 회귀 운동. 심지어 "We're going to the zoo?"라는 대사마저 등장하며, 이전에 가지 못했던/않았던 동물원 안으로 향한다. 마치 엘레노어를 위한 선물인 양 판타지를 선사함에도 영화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러고 보면 동물원 역시 애당초 벗어날 수 없는 갇힌 공간 아닐까. 얼핏 비치는 낭만, 혹은 세상은 견고한 벽 너머에 있을 뿐이다. 목적지를 아예 지워 버린 채 회귀의 소동만을 만끽하던 <우리는 동물원에 간다>에 비해, 경찰차에 앉은 엘레노어의 얼굴로 돌아오고야 마는 <도난 당하는 것의 즐거움>은 마치 <굿타임>을 예고하는 것 같은 씁쓸함이 더 크다. 물론 그럼에도 아직은 낭만어린 시선이 좀 더 묻어나는 듯 한데, 인물을 보다 파국적으로 결박하게 되는 기점이 궁금해진다. 한편 <우리는 동물원에 간다>도 그렇고, 로드 무비 같은 측면 때문인진 몰라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운동을 보고 있자면 왠지 켈리 라이카트의 영화가 유독 더 떠오르며 비교된다. 동부와 서부, 흔들거나 지켜보지만, 결국 멈춰서거나 되돌아오는 풍경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