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kari_min

kari_min

4 years ago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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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불타는 늪 / 정신병원에 갇힘

책 ・ 2020

평균 3.5

최근에 나오고 있는 한국 문학, 흔히 겉절이 문학이라고 부르는 것들 중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이 있다. "김사과". 뭐 당연히 본명은 아니겠지. 아무튼 이런 독득한 필명만큼이나 그녀의 필체 또한 매우 독특하고 그녀가 자꾸 언급이 되는 이유일 것이다. ​ 누군가는 그녀의 글을 보고 "광적이다." 라고 칭송하는 반면에 또 다른 이들은 "가짜 광기다." 라고 비아냥거린다. 실제로 여러 곳에서 그녀의 책 <바깥은 불타는 늪 / 정신병원에 갇힘>의 논란이 되는 페이지를 봤고 나도 이 페이지에서 신선하다면 신선할 수 있다는 충격을 받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 나는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힙스터다. 무언가 독특한 것을 좋아하고 남들이 잘 모르는 것을 좋아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접했는데, 모르겠다. 그냥 읽는 내내 덮을까 말까 고민을 했고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도 나름 재밌었다. 하지만 내용이 자체가 재밌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책을 보고 있으면 그저 웃기다. 하지만 이것은 작가가 원하는 것은 아니겠지. 정말로 말 그대로 "가짜 광기"이다. 우리는 누군가 정말 미친 사람을 본다면 공포를 느끼거나 경외심을 가진다. 하지만 가짜 광기를 마주하면 그 광기는 조롱거리가 되기 마련이다. 딱 이 모양이다. ​ 그녀의 뉴욕 경험기는 광기로 얼룩져있다. 물론 뉴욕이 광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뉴욕을 보고 있는 화자의 눈동자가 광기에 얼룩져있다. 이 광기는 미국을 재단한다. 하지만 자신의 글에서만 가능하고 본인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그녀에게 세상은 불타는 늪이고 그녀가 있는 곳은 정신병원이었겠지. ​ 뭐 그렇다고 작가와 이 책이 별로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래도 책에는 작가 나름만의 철학이 있는 듯하다. 소비와 소유로 가득 찬 디스토피아적 현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릿해진 세상, 감정과 이성이 혼재되어 규칙 없이 널브러진 세상. 작가는 본인이 있던 미국을 비판하고 나아가 지금의 세상을 비판했다. ​ 그래도 모르겠다. 자세를 고쳐 앉아도 책을 읽는 내내 뭔가 불편했다. 차라리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이었으면 이 가짜 광기가 진짜로 느껴졌을까? 너무 고민이다. 이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을 다시 읽을지, 아니면 똑같이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