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이 소설은 낯설다.. 마치 낮고 작은 중얼거림, 또는 읊조림 같은 짧은 문장들은 왠지 화자가 세상과 섞이지 않는 이질적인 외톨이 같다는 느낌인데.. 자신의 주변을 줄곧 그렇게 훑어가더니 문득 화자는 세상의 광장 한복판에 선다.. 뜻밖의 확장.. 그로 인한 뜻밖의 조우.. 그런 당혹감을 이 소설은 제공한다.. 내가 처음부터 고개돌려 외면했던, 누군가를 향한 분노와 질타가 결국은 나 자신을 향할 것을 알았던, 바로 그 세월호의 이야기가 낯선 분위기로 중심에 들어온다.. 진하고 뚜렷한 색으로, 또는 굵고 뜨거운 것으로 드러내는 이념의 이야기는 어쩌면 상투적인데, 황정은 작가는 오히려 낮게 읊조리듯 낯설게 이야기함으로 울림을 더한다.. 하긴 그렇다.. 세상에 연결이 되지 않은 부분이 있겠는가.. 서로 다른 것들이 뒤섞인채로 예서제서 다름들이 부조리하게 조우하는 세상.. 뜻밖의 좋은 소설을 읽게되는 이 행운 또한 그 부조리의 하나이니 참으로 다행인 세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결국 ‘감사’다.. 2021021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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