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아힝흥행

아힝흥행

2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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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 ・ 2023

평균 3.4

메시지가 없다고 해서 안좋은 영화가 아니다. 친절하지 않다고 해서 안좋은 영화가 아니다. 라고 하더라도 의외로 이 영화는 꽤나 직선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전달하는 방법이 결코 상냥하지는 않다. 제목은 직설적이나, 뭘 가르치려고 드는 영화는 아니다. 마치 흐르는 물이 되어 타인의 꿈을 들여다보는것처럼 구성되어있는데, 이는 나우시카나 하쿠처럼 일어나는 일들에 항상 답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 아닌 상황과 감정에 이끌려 나아가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흐르는 꿈같은 이야기에서 여느 영화가 그렇듯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에 대한 주어져야할, 주어지기 쉽상인 왜? 라는 질문의 답의 분량은 극도로 자제되어 있다. 다분히 의도 되어지고 있다고 보는데 이 영화에서 말하듯 탑을 쌓는건 쌓는 이들의 몫이지 탑이 되는 돌멩이들의 역할이 아니라는것이다. 일상속의 인사처럼 된 MBTI는 난 ~니까 ~이지, 라고 나 자신에 관해 단정을 내리고, 나 자신의 행동을 정의하기에 편한 세상이 되었다. 한 신념에 사로잡혀, 세상을 그 신념에 준하는/반하는 것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가 팽배해진 세상이 되었다. 너무나도 쉽게 휩쓸리고, 쉽게 성을 내며, 쉽게 열었던 입을 쉽게 닫는 세상이 되었다. 영향력이 절대적인 리뷰어나 평론가의 단상이 정답지로 여겨지며 그 정답지에 맞춰 본인의 생각을 끼워맞추고 흡족해하며, 개인의 감상이나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나무위키와 유튜브로 영화에 내재되어있는 의미를 끄집어내고 정답을 찾아내려하는, 낼 수 있는 편한 세상이 되었다. 물론 그런 정답이 필요한 영화가 있고, 각자의 정답을 찾는것이 중요한 영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분명한 후자에 해당하지 않을까. 각자의 생과 삶은 흔들릴때도 있고, 무너져 비참할때도 있고, 정교하게 놓여져 눈물나게 반짝일때도 있다. 그 모든 저마다의 순간의 모여 인생이라는 탑이되고, 인생이 모여 역사가 되고 역사가 모여 지구본이 된다. 지구는 돌아가는 방향이 일정하지만 지구본은 저마다 마음먹기 나름의 방향으로 돌아간다. 마음먹기 나름인것이다. 인생이라는 이름의 탑이 어떤 모양이 될지는 탑을 쌓는 이들에게 달려 있으며, 무너뜨리는것조차 탑을 쌓는 이들에게 달려있다. 애매모호하고 흐릿한 모든 위태로운 꿈속에 하나 확실한건 느려도 좋으니 쉴새없이 쏟아지는 파도에 연약하게 휩쓸리지 말고 본인만의 탑을 쌓아가야 한다는것이다. 본인만의 방향을 가져야 한다는것이다. 불친절하고 몽롱하고 흐릿하면서도 동시에 뚜렷하며 끝내 따뜻한 편지지는 많은 이들을 감명시키긴 어려워 보이나 누군가에게는 확실하게 닿는 지점이 있다. 이 영화에 관한 수십가지 변명이 떠오르는 날 보며 이 영화가 나한테는 좋았구나 싶다. 내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한테는 좋았던것 뿐이다. 나는 이렇게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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