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븐슨항

븐슨항

1 year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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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영화 ・ 2024

평균 3.6

지금은 아니지만 몇 년 전만해도 새해 해돋이는 빼놓지 않고 보러갔다. 장소는 계속 바꼈지만 늘 해보다 먼저 산에 올라 기다렸는데, 만약 구름 때문에 해가 안보인다 하더라도 산에는 올랐다. 그러다 2020년 나는 회사일과 사람에 신물이나게되어 번아웃이 왔고 휴가를 모두 사용하여 연말 2주동안 집에만 박혀있기로 결심했다. 늘 보던 새해 해돋이를 못보는게 찜찜하긴 했지만 나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던중 이전 회사동료분이 게임에 접속 해있는걸보고 새해축하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말일에 할일없으면 와돋이나 보러오라는 얘기를 들었다. 아무것도 할게 없었던 나는 31일 새벽 와우에 접속해 서부몰락지대로 갔다. 그곳엔 와돋이를보기 위해 모인 유저들이 이미 잔뜩있었다. 다들 해를기다리며 떠들고있었는데 나도 그들 사이에서 해를 기다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던거같다. 캐릭터 뒤에서는 현실에 고민을 말하기 쉬우니까. 떠올려보면 이벨린처럼 답을 제시해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집에서 따뜻하게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기다리는 해돋이는 내내 지쳐있던 마음을 조금은 편하게 해줬던것 같다. 잠시 뒤 아제로스의 21년 새해가 떳고 동시에 유저들의 새해인사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그 후 사람들은 갑자기 돌변해 소리를 지르면서 스톰윈드로 쳐들어 갔고 나도 "얼라이언스 죽어라"를 외치며 따라가다 한방에 죽어 게임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자려고 눈을 감았을 때 나는 웃음을 참을수가 없어 이불을 덮고 쿡쿡 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