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뉴뉸

뉴뉸

5 years ago

5.0


content

1417년, 근대의 탄생

책 ・ 2013

평균 4.0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 '1417년, 근대의 탄생'이 짧게 언급된 부분을 봤을 때, 책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바로 책을 주문하였다. 그런데 막상 책을 받고 보니 우선 표지가 너무 마음에 안들었고(개인적 취향이지만 촌스러웠다. 특히, 표지 아래에 떡하니 박힌 보티첼리의 그림이), 두번째로 서문이 너무 재미가 없었다. 서문을 넘기고 책을 봐도 내용의 이해에는 별 상관이 없었겠지만,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하는 성격이 독서의 진도를 지지부진하게 했다. 그렇게 한달 반 가량 책을 방치했다. 저번주, 취준하느라 본방사수를 포기했던 알쓸신잡3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곳에서 나는 이 책과 뜻밖의 재회를 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김상욱 교수님이 보티첼리의 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 그림에 나오는 그리스로마 신 조합은 다소 생소한데, 단 하나의 책에 이 그림과 유사한 장면을 묘사한듯한 구절이 나온다"고 하셨다. 이 말을 듣자마자, "아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인가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다시 '1417년, 근대의 탄생'을 펼쳐든 순간 책을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다시, 책은 도끼다'와 '알쓸신잡3', 그리고 이 책의 만남이 내게있어 하나의 '일탈'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에 대한 감상은 나중에 좀 더 정리하여 정돈된 말로 쓰고싶다. 포조 브라촐리니가 그토록 찬양했던 고대의 라틴어와 같은 수준은 못되겠지만.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구절이다. "세계는 그 자체로 멋지다." "우주는 결코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우리의 행동이나 운명과도 무관하다. 우리는 이 감히 헤아릴 수도 없이 거대한 어떤 것을 이루는 아주 작은 한 조각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공포에 질려 움츠러들 이유는 없다. 단지 놀라움과 감사함, 그리고 경외심을 가지고 이 세상을 받아들이면 된다." "나는 느낀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물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분명히 다른 존재도 있는 것이지요. 나는 그것들을 '물질'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나는 그것들이 장소를 바꾸며 움직이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이것이 '운동'이지요. (...) 물질과 운동으로부터 받는 감각에 기초해서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고 필요로 하는 모든 확실성들의 기초를 세우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