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솔

사랑에 서툰 사람들
평균 3.3
“꿈에서 나는 커다란 식물의 잎사귀에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어. 물론 꿈이란 건 나도 몰랐지. 내가 아는 거라고는 매우 편안하다는 사실뿐이었어. 햇볕은 따뜻하고, 사방 몇 마일 내로는 아무도 없었거든. 그러다가 문득 이렇게 혼자인 이유를 깨달았어. 내가 지금 누워 있는 이 잎사귀는 어마어마하게 높은 줄기에 매달려서 바다 위 수천 피트 상공에 놓여 있던 거야. 순간 오금이 저리더라고. 나는 무척이나 내려가고 싶었지만, 너무 겁이 나서 움직일 수가 없었어. 고소공포증 때문에 말이야. 붙잡을 만한 게 없어서 몸 전체로 그 바보 같은 잎사귀를 꽉 끌어안았어. 영원 같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용기를 냈어. 잎사귀를 더 잘 끌어안기 위해서, 몸을 돌려 엎드리려는 거였지. 그럼 이제 어떻게 하지? 내려가려고 시도해야겠지, 안 그래? 하지만 나는 전혀 서두르지 않았어. 여전히 겁이 나서, 아까 등을 대고 누웠을 때보다 두 배나 오래, 배를 깔고 엎드려 있었거든. 잎사귀에 꼭 달라붙은 채로.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애초에 내겐 여기까지 올라올 용기가 있던 게 분명하니까, 여기서 내려갈 수도 있어야 마땅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