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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

예린

6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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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책 ・ 2023

평균 3.3

책의 에필로그에 나오는 '쥐 공원' 실험은 유명한 실험이다.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그런 실험인데 이 실험을 마약을 다루는 이 책에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 실험 결과는 파격적이다. '우리에게 좋은 환경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중독성이 강한 마약이라도 거부할 수 있다. 금단현상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강하지 않다. 부정적인 주변 환경이 우리가 금단현상을 거부할 수 없는 것으로 느끼게 만들 뿐이다.' . 이 책을 읽어면서 마약 그 자체가 원죄라는 느낌보다는 인간이라는 복잡하고도 가녀린 생명체를 둘러싸고 있는 이 공간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사람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담배도, 술도, 종국에는 마약도 하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마약의 '마'자가 악마할 때의 '마'자가 아니라 마비할 때의 '마'자라니. 결국 마약은 깨지기 쉬운 인간이라는 생물이 속세로부터 떠나고 싶은 진통제로 기능했던 것이 아닐까ㅡ그 시작은 그러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 '비위생적인 주사기 사용으로 한 팔을 잃은 남자, 충분히 건강하지만 감옥에서 일생을 보내게 된 남자, 마약을 살 돈은 있지만 살 방법이 없어 마약 딜러에게 몸을 줄 수밖에 없는 여자. 만약 마약이 어느 정도 합법적인 영역에 있었다면,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알코올중독자나 헤비스모커가 받는 정도의 눈총은 받았겠지만, 삶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지점에 이르진 않았을 겁니다. 저는 마약중독자들에게 잘못이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들의 잘못이 '그들의 삶을 파탄 낼 정도로 큰 잘못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 어떠한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만을 주시할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보라는 것. 마약이 아니라 다른 문제들도 다 통용되는 진리가 아닐까. 악마같은 약을 팔면서도 신이 주신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멕시코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인생 참 요지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로 독후감을 마무리해본다. . 결국 불법 마약시장에서 통용되는 규칙은 딱 하나뿐입니다. "선수가 바뀌어도 게임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