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어쩌면 신은 냉정하고 무신경한 사디스트의 얼굴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말한다. 만약 진짜 신이 있다면 어떻게 이렇게 불평등하고 불행한 상황들을 내버려둘 수 있냐고. 반대로 생각해보자. 인간은 절망스러울 때 진심으로 신을 찾기에 신이 점점 더 인간을 가혹한 상황 속에 빠트리는 것은 아닐까. 시몽은 현실이 버겁다. 어린 시절 자신의 잘못으로 사고를 당해 평생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하는 여동생 에스텔을 돌봐야 한다. 적당히 비겁하고 적당히 착한 그는 우주 저편에서 초월적인 존재가 내려와 모든 상황을 정리해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 신경쇠약 직전의 남자의 희망은 믿음이 되어버리고 시몽은 언젠가 다가올 그날을 위한 준비를 하나씩 수행해나간다. 영화는 냉소적인 태도와 시선으로 믿음과 연약함, 현실의 부조리 등을 날카롭게 헤집는다. 건조할수록 더욱 커져가는 상상력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좋아요를 누르세요댓글 0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4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