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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국의 장례식이야.' 화려한 출연진에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척하는) 해설 곁들인 그날(8월14일) 재연극. 기묘하게 우리네 박정희/전두환 군부독재 쿠데타 드라마(제3공화국/제5공화국)나 관련 영화 같은 기시감이 강하며, 그날 하룻밤의 긴장과 몰입감이 있다.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 패전은 치욕이며 세푸쿠(할복)로 군주에 사죄하고 명예를 보전한다는 사무라이 정신으로 끝까지 저항하려는 (멍청한)군부에게 일왕의 항복 소식은 죽여야 할 대신들의 농간일 뿐이었다. 일왕이 직접 녹음한 라디오 패전연설 방송이 하루 늦어지는 바람에 당일 밤 육군 소요를 바로 잠재우지 못했지만, 그만큼 들썩이던 군부의 승복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모두 전범 사형 언도 받고 형장의 이슬로 청산되었어야 할)장군들이 나라를 위한답시고 진충보국 결사항전 운운하고, 일왕 의도 알고는 나중에 총리에게 사과하자 '어쨌든 모두 국가를 위한 충정'이니 뭐니 하는 위로를 하는 영화라니.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수많은 동족들의 피땀과 눈물로 이뤄졌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렇게 기막힌 뒤집기로 침략국&전범국에서 역겨운 피해국 마인드로, 욕지기가 치미는 언더도그마로 뒤덮였다(미국 때문이 크쥬). 두 발의 원자탄과 소련의 참전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지만, (소련이 서둘러 동부 참전해서 미국으로부터의 복수 최소화할)항복할 시기 간 보면서 일왕 지위 유지와 참전 군인 처벌 최소화에 골몰했다는 게 근래 사학자들의 주장. 이런 간보기 때문에 한반도가 나뉘는 한 원인이 되었으니 '일본의 가장 긴 하루'는 한국의 슬픈 현대사 및 현재와 뗄 수 없는 원인 바이러스. . 본토 흉작 얘기하면서 한반도나 동남아 식민지에서 쌀과 군수물자 쪽쪽 빨아간 건 언급 없.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는(척하는) 저들의 고귀한 일왕(사실 전쟁범죄 주범)은 의자에 새겨진 왕가 문양과 뒷모습, 손으로만 보여진다. 살아있는 '천황'을 배우가 연기한 건 이 영화가 처음이라니 얼마나 영광스럽고 조심스러웠겠나만. '대동아 공영권'의 허울 좋은 제국 팽창주의를 진정 네들은 믿었냐. '패전의 경험이 없'어 대처하는 법을 모른다니 말은 바로 해야지, 전쟁 초기 이후 제대로 승전한 전투가 드문데. 본토가 공포에 떨던 B-29의 무차별 폭격에 아작이 나면서도 육군은 '해군만 졌지, 육군은 작은 섬에서만 불리한 싸움'을 했다며 본토일전을 각오했다니 얼마나 무식하냐.(오키나와에서와 같이 지형 이용한 게릴라전으로 맞섰다면 미국은 베트남전 같은 지옥을 맞봤을 수도, 본토와 국민은 망가졌겠지만. 그랬다면 한반도 분단이나 한국전쟁, 한국전쟁 특수로 발전한 일본은 없었을지도, 역사에 if는 쓸 데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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