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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은... <산나물처녀>는 사랑에 대한 태도가 다른 두 여자, 순심과 달래에 관한 이야기다. 순심은 등장부터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상으로 가득찬 인물이다. 인생은 70부터라는 순심은 그 나이 되도록 제대로 된 사랑을 해보지 못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남자를 찾아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행성을 건너왔다. 달래는 남자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산골에 순응하며 산나물을 캐며 살아가고 있다. 사랑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순심과 주어진 환경에 그저 순응하며 가만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살아가는 두 여자의 태도는 극명하게 다르다. 두 여자는 웃.기.다. 달래는 사랑을 포기한지 오래라고 하면서 순심에게 각종 산나물들로 연애세포가 죽지 않게 해주겠다고 큰소리를 치면서 이게 바로 이별의 맛이라며 순심에게 씀바귀를 건넨다. 순심은 씀바귀를 씹으면서 이별이라는 것은 사랑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냐며 호들갑을 떤다. 이 여자들, 아니 이 영화가 아주 대놓고 웃.기.다. 하늘에서 내 짝이 뚝 떨어지면 좋겠다고 가끔씩 내뱉는 푸념처럼 영화는 이 두 여자에게 남자 두 명을 하늘에서 훅 내려준다. 동화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두 남자도 밑도 끝도 없이 웃기지만 이들은 동화에 기대 커플을 맺고 연인이 된다. 하지만 꿀 떨어지는 알콩달콩함도 금새 콩깍지 벗겨지듯 홀랑 벗겨지는 순간을 맞이하고 이들은 곧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콩깍지가 벗겨진 현실 앞에서 두 여자의 태도는 역시 다르다. 순심은 다시 적극적으로 내가 꿈꾸는 나의 남자를 찾으려 하고 달래는 역시 처한 환경 안에서 안정적이길 원한다. 그래서 순심과 달래가 맞게 되는 결말 또한 극과 극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즈음 내 맘 어딘가 숨겨둔 메시지가 생각 하나가 밀고 올라온다. 이상을 꿈꾸건, 현실에 안주하길 원하건 간에 여자에게 사랑은 결국 환상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환상적인 사랑을 가지려면 무언가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나의 이상에 딱 맞는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내 눈에 필터를 씌워 주어진 것들을 환상적으로 바라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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