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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
평균 3.7
p.147 살면서 절대 다다를 수 없으리라 여겼던 광활한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에 손을 담그고 물을 만진다. 물속의 내 손을 바라본다. 너무 맑고 깨끗하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위험하다고 들었는데. 나는 이제 간신히 손을 담근 그 바다에서, 저기 멀리 깊은 곳에서, 온몸을 담그고 헤엄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나는 계속 놀란다. 늘 그런 것을 두려워했다. 가까워지는 것. 서로의 속삭임이 들릴 만큼 거리를 좁히는 것. 친밀한 사이가 되는 것. 밧줄처럼 엮이는 것. p.149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나면 모두 떠날 거라고 믿었다.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들면 더 멀리 달아났다. 작아지도록. 한없이 작아져서 보이지 않도록. 나에게는 나뭇가지와 돌멩이가 있었다. 그리고 혼자 걸을 수 있는 수많은 길. p.230-231 책 한 권을 통과하여 돌아온 대답은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고 싶다'였다. ••• 이기려는 마음이 있어야 이길 수 있다. 그 마음을 품기가 쉽지 않다. 이기려면 오랜 시간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지면 더욱 괴로우니까 그저 적당히 하고 싶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힘에 겨워서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땅속 깊이 파묻었다. •••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나를 불행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만 같아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발로 짓이겨버렸다. 사랑하는 마음이 나를 잡아먹을까봐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갈기 갈기 찢어버린 적이 있다. --- 예상 외로 공감되는 부분이 무수히 많아 내내 즐겁게 읽었습니다 부디 .. 최진영 작가님의 에세이를 더 많이 읽고 싶어요 원래 후기는 안 쓰려고 했는데 오늘 이글스 상대로 대승한 기념으로 늦게나마 써봅니다.. 작가님.... 저희도 흐름을 탄 걸까요? 도약할 수 있을까요....? +) p.178 ••• 이글스는 진짜로 도약 했다. 꼴찌가 아니다. 9위다. 흐름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