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秋山忠成 (아키야마 타다나리)
1 month ago

한란
평균 3.1
2026년 02월 25일에 봄
전쟁도, 이념도 모르는 아이와 엄마에게 역사는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영화를 보고 나면 한동안 마음이 얼어붙은 듯 조용해진다. 차가운 한라산 바람이 스크린을 넘어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작품이다. 1948년 제주 4·3 사건. 해녀인 엄마는 어린 딸과 함께 토벌대를 피해 한라산으로 몸을 숨긴다. 피란 도중 혼란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잃는다. 엄마는 딸을 찾기 위해 다시 위험한 마을로 내려가고, 딸은 엄마를 찾아 눈 덮인 산을 오른다. 서로를 향해 걷는 여정은 점점 더 잔혹한 현실과 마주하고, 모녀는 역사 속 거대한 폭력 한가운데에서 생존과 사랑 사이의 선택을 강요받는다. 영화는 차갑고 고요한 방식으로 그 비극의 끝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