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keorm

keorm

2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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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가족

영화 ・ 2003

평균 3.0

매우 신선하고 파격적인 내용과 수위의 영화. 문소리의 연기는 놀랍다. 본인의 주체,정체성과 가족, 나아가 관계의 의미. 해체된 가족을 넘어 관계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쿨함과 아픔을 날것의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이 묘미. 그러나 본질적인 것을 이야기하기보다는 피해가는 느낌이 강하다. 감독의 쿨한 태도가 이 영화의 미덕이지만 동시에 한계로 느껴졌다. 쿨한 것이 세련되다는 영화의 기조는 인간에 대한 연민조차도 거두어 버린다. ======================= 《바람난 가족》은 대한민국의 드라마 영화이며, 임상수 감독이 맡은 작품이다. 제목 그대로 가족 구성원 전체가 바람이 나서 개판이 된 내용을 다룬다. 2003년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원래 은호정 역에는 김혜수가 캐스팅되었다. 하지만 김혜수는 드라마 장희빈 촬영 때문에 은호정 배역을 포기해 대타로 문소리가 캐스팅됐다. 김일성장군의 노래가 잠깐 등장한다. 이는 주창근이 실향민이자 이데올로기의 희생자이며 이산가족이라는 설정이 붙은 것과 관계가 있다. 개봉 당시에 집배원이 아이를 죽이는 설정 때문에 집배원 노조에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주인공 주영작은 변호사이며 아내 은호정과 같이 사는 부부이지만 서로에게 질려있다. 은호정은 무용수였지만 은퇴하고 동네 무용학원에서 춤을 춘다. 이 때문에 주영작은 김연과, 은호정은 고등학생인 신지운과 같이 맞바람을 피우게 된다. 이들 사이에는 자식은 없고 입양한 양아들 주수인이 있다. 주영작과 은호정은 섹스를 하지만 서로에게 오르가즘을 일절 느끼지 못한다. 그럼에도 주수인 때문에 억지로 같이 산다. 그리고 주영작은 조카뻘 되는 여자인 김연과 바람이 났다. 그리고 김연과의 섹스를 통해 오르가즘을 느끼는데 김연은 항상 착의섹스를 고집하며 노팬티에 팬티스타킹만 신고 섹스한다. 한편 은호정은 옆집에 사는 고등학생 신지운이 계속 껄떡거리고 결국 저놈새끼(주영작)랑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 싶어 신지운과 섹스를 한다. 주영작의 아버지 주창근은 한국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해 성불구자가 되어버렸고 일생 전체를 술에만 전념하는 술주정뱅이가 되었다. 그것 때문에 주영작의 어머니인 홍병한은 15년만에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 섹스를 하게 된다. 결국 홍병한은 늙은 남자친구를 새로 사귀고 그 남자와의 성관계에만 전념한 나머지 주창근을 내다 버리는 수준까지 가게 되었다. 결국 가정파탄이 나버리는데 주창근이 알코올 의존증으로 인한 간경화의 악화로 인하여 병원에서 사망하자마자 아주 귀신같이 홍병한은 자기 남자친구와 결혼을 선언한다. 이에 주인공 부부의 태도는 정반대인데 아내 은호정은 그런 시어머니를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반면 아들 주영작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이후 주영작은 출장간다는 핑계로 애인 김연과 같이 여행을 떠났다가 술에 취해 오토바이를 몰던 우편배달부와 교통사고가 난다. 영작은 경찰에게 돈을 쥐어주고 자신이 가진 변호사로서의 힘을 이용해 모든 것을 우편배달부의 잘못으로 뒤집어 씌우지만, 이에 앙심을 품은 우편배달부가 다시 술에 취한 채로 나타나 수인을 납치한 뒤 공사 중인 건물 고층에서 내던져 살해해버리고 본인은 자살해버린다. 수인의 죽음을 계기로 부부는 드디어 부부싸움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영작이 은호정을 때려 병원 응급실에 간다. 화가난 은호정은 혼자 택시를 타고 집에 가고 주영작은 취한 상태에 김연을 찾아간다. 주영작의 애인 김연은 양다리로 주영작 말고 다른 남자친구가 있었고 이 모습을 본 주영작은 집으로 돌아간다. 한편 은호정은 신지운과 만나 고대했던 섹스를 하게 된다. 여성상위 자세로 격렬한 섹스 끝에 절정에 도달하지만 신지운의 씨를 받아낸 이후 은호정은 수인에 대한 죄책감으로 울부짖는다. 결국 은호정은 신지운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신지운은 은호정과의 섹스가 첫경험이었다. 주영작은 그동안 은호정과 살면서 임신 한 번 못 시켜본 걸 신지운은 단 한 방에 임신시켜 버렸다. 이후 주영작은 발레학원 바닥을 닦고 있는 은호정을 찾아와 "임신했다며? 잘할게"라며 재결합의 의사를 밝히지만 은호정은 "당신 아이 아니야"라고 대답한다. 그럼에도 주영작은 입양아인 수인을 친자식처럼 생각했다면서 다시 "잘할게"라는 말을 하지만 은호정은 " 당신은 아웃이야"라는 대답을 한다. 몇 초간 주영작과 은호정 사이에 정적이 흐르다 주영작은 기쁨(?)의 발박수와 웃음소리[입양아 수인으로 인해 은호정과 존속되던 주영작은 은호정이 다른 아이를 임신함으로써 이 지긋지긋한 존속에서 해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를 내며 퇴장하고 은호정은 발레학원 바닥을 마저 닦는다. -------------------------------------- '바람난 가족'이 비범한 이유 '바람난 가족'이 지난주말 전국에서 40여만명을 극장으로 끌여들였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 놀랐습니다. 이 영화가 비범하고 훌륭한 작품이라는 생각은 했습니다만 솔직히 관객까지 많이 들지는 몰랐거든요. 이 영화에 대한 평을 쓰고 오랜만에 몇통의 항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분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이렇게 가정을 파탄시키는 부도덕한 영화를 기자로서 어떻게 그렇게 호평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분들 말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예술은 때로 우아하게 나는 나비 같은 게 아니라 윙윙거리며 괴롭히는 등에 같은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 괴롭힘의 결과로 뭔가를 진지하게 반추할 수 있게 하는 거지요. 전 영화를 비롯한 각종 창작물의 영향을 과대평가하지 않습니다. 영화나 소설 혹은 그림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순수하진 않으니까요. 만일 창작물에 접한 경험 때문에 삶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간다면, 그건 대부분의 경우 1인분의 삶을 성인으로서 제대로 짊어지지 못한 개인의 책임입니다. 청소년에 유해하다구요? 그것은 창작자의 책임이 아니라 잘못된 유통 제도의 문제입니다. 씁쓸하다. 그리고 쓸쓸하다. 그렇다. ‘바람난 가족’은 텔레비전 홈드라마의 반대말이고, 안티-디즈니의 전위이며, 비숍이 작곡한 ‘즐거운 나의 집’의 대척점이다. 이 영화는 솔직하다못해 뻔뻔한 태도로 속화된 현대인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이란 성지(聖地)의 앞마당에 흙발을 들이민다. ‘바람난 가족’은 2003년의 진정한 문제작이다. 변호사인 아들 영작(황정민)은 사진작가인 20대 여성과 불륜의 관계를 지속하고, 며느리 호정(문소리)은 옆집 열일곱살 고교생과 연애를 시작한다. 술로 인생을 날린 아버지(김인문)가 간암으로 죽을 날만 기다리는 동안 예순을 넘긴 어머니(윤여정)는 초등학교 시절 동창과 바람을 핀다. 불륜 관계를 다룬 작품일수록 결국 가족 속으로 회귀하며 보수적 메시지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는 아내가 남편의 애인 머리채를 휘어잡는 장면이나, 남편이 아내의 정부에게 칼부림하는 장면 없이 ‘쿨하게’ 끝난다. 분명 이 영화는 ‘부도덕’하다. 아마도 ‘바람난 가족’은 미혼 관객은 혼란스럽게 하고 기혼 관객은 불편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임상수 감독은 모두가 인정하는 도덕률을 일부러 외면하고 짐짓 위악적인 태도로 한 가족의 해체를 그려냄으로써 황량한 폐허 위에서 가족의 가치와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되묻고 싶어한다.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눈물’을 통해 도발적인 작품세계를 견지해온 충무로의 ‘문제적 감독’ 임상수는 이 비범한 작품에서 영화가 ‘거울’이 아니라 ‘망치’일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극중 종종 물구나무서기를 하던 호정과 같은 시선으로. 이 영화의 빼어난 카메라는 근거리에서 인물 속으로 파고들기보다는 좀 떨어진 곳에서 시종 냉정하게 관찰한다. 카메라는 잠시라도 시선을 옮기면 인물의 내면을 놓칠 수도 있다는 듯이, 많은 시퀀스에서 장면을 나누지 않은 채 끈질기게 지켜본다. 현란한 원색에서 한 꺼풀 벗겨낸 듯 빛바랜 영화의 색조는 온갖 가치로 덧칠된 ‘가족 이데올로기’의 외겹까지 벗겨내려는 듯 하다. 차갑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한 상황 속으로 몰고가는 이 영화의 블랙 유머가 자주 웃음을 터뜨리게 하지만, 결국 관객은 가슴 서늘한 순간을 목도하고야 만다. 그것은 영화 속 섹스는 언제나 죽음의 이미지와 얼기설기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배우들은 쉽잖은 연기를 한결같이 잘 소화해냈다. 문소리는 ‘박하사탕’에서 충분히 인상적이었지만 그 배역은 정물(靜物)과도 같은 구원의 여인상이었고, ‘오아시스’에서 소름끼칠만한 열연을 했지만 그 역할은 어차피 전무(全無) 아니면 전부를 가져갈 수 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이제 그는 과감하고 당당하면서도 넘치지 않는 연기를 함으로써 ‘바람난 가족’을 영화배우로서 진정한 출발점으로 삼았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로드무비’와 ‘YMCA 야구단’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던 황정민은 성실한 연기로 그에 대한 충무로의 신뢰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베테랑 김인문과 윤여정의 빼어난 맞춤연기와 봉태규 백정림의 신선한 연기도 극과 잘 어울렸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호정과 영작의 일이 극의 중심 이야기와 잘 섞이지 못하고, 절묘하게 빚어낸 영화의 분위기를 스스로 역행하는 장면이 없지 않지만, ‘바람난 가족’은 분명 ‘살인의 추억’과 함께 올해 충무로가 거둔 가장 빛나는 수확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영화 속 가장 충격적인 순간을 포함한 참극이 지난 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호정은 다친 왼손을 깁스한 채 마침내 옆집 고교생과 관계를 갖는다. 쾌락의 절정에서 교성을 지르던 그는 곧이어 눈물을 흘리며 통곡한다. 마구 떨던 몸통으로 대변되는 쾌락과 감싸맨 왼손으로 상징되는 고통 중 어느 것이 사실이었을까. 혹시 둘 모두가 진실이었던 것은 아닐까. 왜냐면 우리가 가진 것은 쾌락과 고통 사이에서 초점없이 방황하는, 생생해서 더욱 슬픈 육체니까. 그리고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결국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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