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씨에이
3.5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영화 ・ 2023
평균 3.0
7.7/지 인생 지가 조진다고, 나를 슬프게 하는 게 나 자신일 경우 나를 잘라내버릴 순 없는 것처럼, 애꿎은 젖꼭지를 잘라내는 건 만지는 것보다도 더욱 슬픈 일이니, 더불어 살아갈 방법을 먼저 찾아보기. / 화면에다 장난스러운 텍스트도 집어넣고, 발랄하게 연출해놓은 상상씬도 넣는 등, 전반적으로 주인공 두영처럼 엉뚱하고 우스꽝스러우며 통통 튀는 분위기로 흘러가는데, 그런 와중에도 얼마든지 진정성 있는 태도로 매끄럽게 전환되기도 함. 발랄함과 진지함을 자연스레 오가며 트라우마의 극복과 인물의 성장이란 메시지 및 주제를 성실하게 조명하기에 장난스럽지만 성숙하단 느낌이 들기도 함. / 페북에서 타 커뮤니티 캡처 글 따위를 통해 본 적 있는 '슬픈 젖꼭지 증후군'이란 소재. 검색해봐도 막 뚜렷하게 그런 병명이 있다고 뜨지도 않아서 진위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데, 설마 영화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음. 실제로 겪고 있는 사람들은 힘들겠지만 솔직히 딱 들었을 때 황당하고 좀 병맛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임. 허나 이런 소재를 단순히 흥미와 웃음을 유발하는 가벼운 소재로 소모하지 않고, 나름대로 연관성 있고 그럴 법한 트라우마와 연결지어서 인물의 진정성 있는 성장 드라마에 써먹었음. / 캐스팅이 좋았음. 일단 인물의 감정과 심리를 헤아리고 표현해내는 연기가 기본적으로 준수했고, 이미지가 참 잘 맞아떨어졌음. 누가 봐도 수상한 꼴을 한 채 돌아다니고, 말도 좀 답답하게 어버버하고, 다소 음침한 구석까지 보이는데, 그럼에도 딱 보기에 밉지 않고, 오히려 귀여워 보이기까지 하는 둥글둥글 순둥순둥한 유형의 인물과 아주 찰떡같이 어울리는 이미지를 보여줬음. / [27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20230708/엑스라지3/웨이브 온라인 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