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
1 year ago

독립시대
평균 3.7
2024년 09월 28일에 봄
극 중 슬쩍 등장한 채플린 포스터처럼 왁자지껄한 풍자극인데, 그 쏟아지는 대사 때문인지 의외의 템포였다. 그럼에도 대만 사회를 바라보려는 감독의 시선은 한결같다. 자본과 예술을 버무리고 인물들의 관계를 꼬아대며, 거짓말 혹은 오해, 욕망이 불러오는 파장과 균열을 바라본다. (사실 시대나 사회문화적 맥락까진 정확히 이해하진 못하겠으나) 부르주아 청년 세대, 어쩌면 대만 사회의 초상과 같은 이들의 아노미가 그야말로 산만하고 어지럽다. 조소, 실소, 고소 따위를 모두, 혼란하게 내지르는 영화지만 끝내 미소를 머금고, 어둠 속에서 진심인지 무엇인지 모를 ㅡ특히 사랑과 우정 사이의ㅡ 진솔함을 나누는 몰리와 치치의 대화 장면들처럼 이따금 강렬한 밤의 이미지로 호흡과 공기마저 조절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