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HBJ

HBJ

6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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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의 공백

영화 ・ 2017

평균 3.4

'13년의 공백'은 배우 사이토 타쿠미의 연출작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어떤 아버지의 이야기에 대한 영화다.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나게 된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심정들을 털어놓고 추억하는 이 이야기는 평생 상처를 준 가족에 대한 감정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영화는 주로 타카하시 잇세이의 캐릭터의 관점을 따라간다.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시작하며,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그리운 추억과 잊고 싶은 악몽같은 시절들 속에 담긴 아버지의 모습을 묘사한다. 이 플래시백들은 정말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듯 현재의 상황에 의해 갑자기 떠오르는 과거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편집이 됐다. 영화의 또 다른 부분은 장례식장에 찾아온 사람들의 마지막 인삿말들로 아버지의 색다른 면을 보게되는 건데, 이 부분은 그저 인물들이 대사를 줄줄이 읊는 형식이라 좀 단조롭긴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주인공들의 복잡한 심정을 포착하는 예리한 편집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연기는 대체적으로 좋았다. 가장 기대한 릴리 프랭키는 비중이 좀 적긴 했으나, 타카하시 잇세이와 칸노 미스즈의 활약이 좋았다. 이 두 배우와 사이토 타쿠미까지 모두 릴리 프랭키의 아버지 캐릭터에 대해 정확히 어떤 심정이며, 영화가 진행되며 그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정확히 알려주지는 않아도 그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관객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정도의 정보를 주는 연기를 한다. 조문객들은 좀 더 성격파 연기자들로 구성했는데, '빅 피쉬'을 연상시켰다. 각자 나름대로 개성있는 연기를 했으나 이 영화의 톤과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영화의 전반적인 연출도 꽤나 준수했다. 창백해 보이는 영상미와 맥박 같은 비트와 피아노의 미니멀한 음악은 장례식장의 엄숙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잘 표현하며, 감정을 토해내는 자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과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자리라는 영화의 흐름과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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