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예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평균 3.9
2017년 03월 21일에 봄
히치콕이 발명한 맥거핀은 영화의 본질을 닮았다. 존재하지 않는, 아무것도 아닌, 아무래도 좋을, 그 모든 것. 이 영화는 맥거핀으로 시작해 맥거핀으로 끝나는 히치콕의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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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로 시작해 스포로 끝남
히치콕이 쉬어가려고 만든 영화다. 서스펜스는 완벽하지만 그것이 완성도로는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걸 마지막 장면에서야 눈치챘다. 러시모어 석상에서 떨어지려는 이브를 손힐이 열차 침대에서 끌어당기며 투 샷이 되는데, 정말 긴박했던 상황을 신박하게 끝맺는 연출이었다. 더할 나위 없는 서스펜스에 만족스러운 해피엔딩이지만 이브가 어떻게 구출되었는지 둘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부연 설명 따윈 없어 황당하기도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시작부터 이상했다. 이 영화는 손힐이 캐플란으로 오인되면서 벌어지는 일인데, 이는 식당에 있던 누군가가 그를 "조지 캐플란" 불렀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가, 왜 그를 캐플란으로 불렀는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고 손힐도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나는 그 사람이 히치콕이 아닌가 했다. 아니었다..)
또한 캐플란을 쫓는 세력, 캐플란을 만든 세력의 정체도 명확하질 않다. 목적도, 국적도 모르겠다. 근데 웃긴건 이렇게 전부 뭔지 모르겠는데 난 이 추격전에 몰입되서 엄청난 스릴을 느꼈다는 거다.
예전에 책에서 읽은 일화가 생각난다. 영화 원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