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SF소설로서 구약이 재밌는 이유는 창세기와 출애굽기의 기상천외한 이야기 덕분이다. 허나 이 책에는 무지몽매한 우리들을 일깨우려는 레위기만 가득하다. 아니 요즘들어 SF소설들 대부분이 율법들을 전달하는데 혈안이다. 미국의 텍스트컨텐츠는 확실히 내리막으로 접어들었다. 1. SL황.내 마지막 기억삼아 (1.5) 조지오웰식 계몽 짝퉁SF. 그냥 현실을 그대로 때려박음. 대상작이 이러면 구입을 후회하게 만든다. 단편임을 감안해도 모든 인물과 설정들이 하나의 주제만을 위해 작위적이고 생명력없이 세팅되어 있음에도 모자라 주제를 대놓고 읇기까지 한다. 그것도 아이의 입을 통해서 "옳고 그른건 중요하지 않아요. 어려운 일로 만드는게 중요한 거에요." 아놔 윤리가지고 대놓고 훈장질좀 하지 말라고. SF는 상상하는 쾌락을 안겨줘야 하는데 이 판타지소설은 그런게 하나도 없다. 그냥 많이 봐오던 미국에 일루미나티 같은거 떠올리면 끝이다. 번역으론 알수없는 영시가 훌륭해서 1등을 한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얼른 다음걸 읽어서 눈을 정화하려 했는데 다음작은 계몽신파짝퉁SF의 대가 켄 리우..제목조차 추모와 기도..미친..도저히 연타로 읽을 수 없는 라인업. 이 책을 언제 다 읽게 될런지..요새 왜 자꾸 SF에 윤리와 계몽을 끼얹나. 마초느낌 가득면서도 상상력을 극한으로 자극하는 니븐, 하인라인, 스칼지식 SF는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 2.켄 리우. 추모와 애도 (1.0) 역시나 가족애로 가득찬 켄 리우의 작품. 그의 모든 작품은 두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아들이 등장하는 작품이며 나머지는 딸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아들의 경우에는 언제나 멍청하고 소심하며 딸은 유능하고 호기심많고 열정적이다. 이번 작은 후자. 아마도 멍청한 아들을 두어서 딸에 대한 환상을 품고있는 듯 하다. 그가 작품을 쓰고 싶은건지 감성팔이를 통한 정치를 하고 싶은건지 이제는 정말 모르겠다. 굵직한 이슈들을 진정으로 다루고 싶다면 SF를 가미한 꼼수를 쓰지말고 제대로 실제 사건들을 파헤쳐서 얕지 않게, 소설이든 르포든 쓰길 바란다. 작품속 부작용이 나오기 전까지 '갑옷'은 점차 사용자가 늘어나는 성공적인 상품으로 묘사된다. 하지만애초에 악플과 악성 밈은 피해자인 내가 그것을 읽는 것이 두렵다기 보다는 그것을 내 주위사람들이 봤다는 게, 그래서 그 사람들이 나를 속으로 조롱하고 있다고 의식하게 되어서 두려운 것인데(악성밈을 나만 본다고 생각하면 즐길수도 있겠다. 반대로 나빼고 다 본다고 하면 그걸 어떻게 참고 견디겠는가. 유명인들이 그 쉬운 디스커넥트를 몰라서 자살하나.) 이 소설속 '갑옷'은 그 점을 간과하고는 대단히 성공적인 사업모델인양 장황하게 설명된다. 이 작가가 얼마나 얕고 단순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 모든 사건 진행이 고민없이 이루어지는 날먹. 의외로 켄리우의 장점은 악역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데에 있다. 이 작품에서도 그런 악역이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단편집에서도 몇몇 작품(천생연분?)이 그랬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며 틀렸더라도 응원하게 되는 악역. 하지만 그 캐릭터들의 비중이 높아지는 서사를 쓰려하지 않는다. 3. 테드창 2059여전히~ (0.5) 그래. 맞는 말이지.이런 글 나도 자주 쓴다. 일어나서 뭐라도 쓰고 싶은데 소설은 도저히 못쓰겠고 그럴때 이런 글 쓰면 쓰기욕도 채워지면서 나 자신이 도덕적이면서도 지적으로도 높은 통찰력을가지고 있다는 만족감을 주거든. 그거 정말 좋지. 난 무명이라 주로 MS워드 일기장이나 와챠에 쓰는데 당신은 잘나가니깐 블로그에 써도 사람들이 좋아할거야. 그러니 제발 부탁컨대 이런 글을 돈받고 쓰지마라. 당신의 책 두권이 나의 별점목록 최상단에 있는 유이한 두권이더라도 나는 당신을 죽여버리고 싶어진다. 아예 제대로 예측해서 마이클 샌델처럼 책을 내도 그 얄팍한 도덕팔이 돈벌이 역겨워서 견딜수가 없는데.. 그리고 출판사 개놈들아. 아무리 이 분 소설을 사람들이 기다린다 하더라도 제발 이런 글을 돈주고 가져와서 번역해서 돈받고 팔지마라. 왜 내 인생 최애작가를 조금이나마 싫어하게 만드는데 일조하는가. 4. 그렉 이건. 고향으로 가는 길 (3.0) 결국 네번째에서 이 책은 돈값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토록 기다려온 그런 이야기. 아니 솔직히 내가 원하는 정도보다 좀 더 하드하다. 한 문장 한 문장 빡세게 상상하며 장면을 그려야 한다. 덕분에 단편을 2박3일동은 읽었다. 그림이 안그려지면 다시 한참을 돌아가서 읽고 검색도 하면서. 허나 이것이 SF의 참읽기 방식 아니던가. 이런 작품을 놔두고 왜 대통령 핵무기 라노벨풍 이야기가 대상을 탔는지..왜 이 책의 타이틀을 차지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그래비티가 정지궤도, 마션이 화성으로부터의 탈출이라면 이 이야기는 달로부터의 탈출인데 셋중에 탈출 난이도가 가장 어렵다. 다만 영아는 다소 비현실적인 요소(생각해보니 더 비현실적인 요소도 많다. 비현실적이라고 까는 건 억까같다. 난이도를 억지로 높이면서 필수적이지 않은 요소라고나 할까, 영아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재밌는 과정이 제시되는 것도 아닌 덧붙이는 요소, 마션에서 민디의 궤도공백같은 요소)이며 서사가 빈약하고 가장 기다려온 낙하 장면이 없는 것은 아쉽다. 궤도엘베는 많이 봤지만 스카이후크가 주요소재로 등장한건 처음인 듯. 그것도 달에서 스카이후크! 그렉 이건. 이름 기억해 두겠다. 래리 니븐의 단편을 처음 읽었을 때, 테드창의 바빌론의탑이나 일흔두글자를 보았을 때 정도의 장면연상쾌감을 선사해준다. 영원히 잊지못할 월면차다이브 장면!(최근작 중에서는 지마블루의 자기해체장면을 텍스트로 보았더라면 아마 이 이상의 장면연상쾌감을 느꼈을 듯하다) 그런데 이 작가 이북으로 발매된 책이 없네.. 5. 캐롤라인 M. 요킴. 사랑의 고고연대학 (1.5) "우리가 스스로를 반복하는 까닭은 우리가 늘 같은 것에 집중하기 때문이고, 우리 이야기를 같은 구조로 짜기 때문이다."?? 이걸 번역이라고 처하고 자빠졌나. 작품 자체는 괜찮아 보이는데 번역한놈 바로 잘라라. archronology를 고고연대학으로 번역했을때부터 제정신이 아닌 거 같더라. 미래연대기라는 의미에서 역함수접두사로 아크를 붙인게 거의 확실해 보이는데 기계번역으로 날로 먹은 번역. 6. 말카 올더. 튼튼한 손전등과 사다리 (0.5) "환경과 SF"라는 이름의 청소년SF공모전에 제출된 중학생의 습작같은 퀄리티. 소재와 주제의 심각한 부정합. 단명의 대표동물 문어가 참 오래도 산다. 기후회복없이 산호살리는데 필요한 기술은 생태학이나 유전학이지 BUI는 하등 필요없다. 좌우분리신호도 참으로 조잡하다. 그냥 화면에 띄우면 될것을 이종간 신경신호 공유라는 오버테크무리수를 두어가며 결과적으로 연구원들에게는 더 불편하게 주인공의 눈에서 재생할 필요가 있나? 문어의 시각을 표현해놓고도 그 표현과는 완전히 다르게 인간시각으로 묘사되는 문어의 시각기억. 이 소재에 전혀 필요없는 기술들의 덕지덕지 붙여넣기. 진짜 중고생인가? 이런 작품이 번역되고 출판된다는 사실이 화가 날 지경. 7.이번 주를 기다리며 (0.5) 이 책은 정말 놀랍다. 한편한편 읽을 때마다 먼저 읽었던 작품들이 괜찮은 작품이었구나 하는 착시를 일으킨다. 그렇게 까댔던 1,2번 이야기는 이제 걸작으로 보일 지경. 확실히 이게 가장 쓰레기가 아닐까 싶은데 이 다음에 또 더한 쓰레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무조건 중반까지는 재밌을수 밖에 없는 타임루프물을 가장 재미없게 쓰는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사랑의블랙홀의 가장 재미없는 5분이 이 이야기의 95퍼센트다. 제3자 입장에서의 루프물이 굳이 필요했나? 아니 애초에 루프에 대한 설명으로 분량만 처먹는다. 계속해서 강간 얘기가 나오길래 이게 루프탈출의 열쇠가 되려나 혹시나 했지만...그냥 이런 쓰레기작가는 두번다시 글을 못쓰게 손가락을 다 분질러놔야 한다. 아니, 이딴걸 선정한 놈들의 눈을 모조리 뽑아버려야 한다. 한 작품을 제외한 모든 작품들이 내 방에 쌓여있는 80~90년대 1000원짜리 SF단편선집들보다 퀄리티가 심각하게 떨어진다. 20년대의 대상작이 그 책들안에 끼여있으면 중하 수준. 심지어 그 책은 선집발행년도가 8090일뿐 수록작들의 집필년도는 대부분 5060이고 일부는 3040년대까지도 있다. 장르문학이 발전은 고사하고 퇴보를 하노. 이런 작품들을 번역한 인간들은 이게 재밌다고 생각하고 번역한건가? 번역을 할거면 제대로 하던가. 사랑의 고고연대학은 진짜 하... 이 책은 걍 더이상 못보겠다. 삭제. 그렉이건이라는 래리니븐 삘 나는 작가를 알게되었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소개점수는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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