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상.

미스터 로봇 시즌 4
평균 4.2
한 사람의 심리를 치유하는 거대한 이야기. 이게 이렇게 끝날 주는 몰랐다. 처음에 이 엔딩을 봤을 때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해도 잘 안됐고. 이상한 엔딩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뛰어난 엔딩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떡밥도 미리 던졌고. 마지막 회에서 그 떡밥을 보여주고 있으니.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반전, 그러나 어이 없지도 않으며 의미와 감동까지 있다. 엘리엇이라는 캐릭터는 우리 시대의 우리가 가진 심리일 것이다. 누구나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고, 세상에 분노하고 다크 히어로가 되고 싶은. 그러나 완벽할 수도 없는 그런 사람. 그런 세상에 분노하고 있는 우리의 심리를 엘리엇이 보여준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엘리엇의 자아들은 우리의 수많은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드라마 자체가 '테크노 인사이드 아웃'이었구나 엔딩을 보면서 생각했다. '보호자', '학대자', '연약한 자아', '분노', '방관자' 등 우리가 현대인이 가진 심리들을 보여줬다. 마지막에는 쉘터에 보호된 안정적이고 행복하지만 그 안에 다른 삶을 꿈꾸는 우리까지 담아 냈다. 재미는 있지만 해킹, 혁명 등 그저 중2병스러운 느낌이 넘치던 이 드라마에서 그 중2병도 결국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마지막 엔딩을 상기시켜줬다. 이 시대에 우리가 가진 마음들 그리고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다 담겼구나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해킹으로 다크 히어로가 되고 싶고, 거대한 자본을 무너뜨리고 싶고, 세상을 지배하는 어둠의 조직이 있을 것 같고 그런 유치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구가 가지는 상상들을 드라마는 풀어내지만 결국 우리의 이야기로 끝내는 능력 그 자체로 대단하고 느껴진다.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심리를 대변해주는 드라마였다. 마지막 엔딩은 정말 감독이 <파이트 클럽> 덕후구나 느낄 수 있었다. <파이트 클럽> 엔딩 같은 상쾌한 폭파는 없었지만 뉴욕의 전경을 보며 감정을 하나씩 정리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극장 장면도 결국 이 영화(드라마이지만 픽션이라는 점에서, 우리를 비추어낸 다는 점에서 유사하니)를 보고 있는 우리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우리 안에 있는 '분노', '보호', '학대', '연약함', 그리고 빈 자리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방관자'들까지 이 영화를 봄으로써 이 네 시즌이나 이어진 시리즈를 보고 있었던 우리를 보여주는 듯했다. 우리 안의 수많은 감정을 가지고 이 드라마를 본 것을 마지막에 요약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는 마지막에 '헬로우 엘리엇'으로 끝난다. 이 드라마를 벗어나서 현실에 눈을 뜬 그리고 분열된 자아가 하나일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던지는 인사 같이. 마지막 시즌이지만 여전히 연출은 대단했다고 박수칠 수밖에 없다. 하이테크 시대를 살고 있는 자아, 1%를 위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너무도 잘 포착한 그런 드라마로 평생 기억할 것 같다. [2020. 3. 7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