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진
3 years ago
4.5

졸업
영화 ・ 1967
평균 3.8
미래에는 좀 더 달랐으면 좋겠어요. - 항공기를 타고 있는 주인공 벤자민의 귀에 LA에 착륙할 예정이라는 기내 방송이 들린다. 복잡 미묘한 감정으로 LA 공항에 도착해 집으로 온 벤자민은 수석 졸업생이 된 그를 맞이하는 파티가 집에 열려 많은 이들에게 축하를 받음에도 여전히 불안해한다. 맥과이어 씨가 벤자민에게 다가와 미래는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충고하고, 파티에는 벤자민의 성과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지만 정작 벤자민은 불안함을 참지 못하고 결국 위층으로 올라가 숨어버린다. 그리고 벤자민이 혼자 남아 있는 어두운 방으로 로빈슨 부인이 들어온다. 이 영화에 대한 영화계의 찬사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게 되니 50년을 넘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세련된 청춘 영화인지를 확실히 실감하게 되었다. 스무 살을 갓 넘긴 벤자민을 주인공으로 하여 소심하고 쉽게 긴장하는 그가 겪는 혼란스러움과 공허함을 표현하는 장면들이 참 좋다. 어른이 되는 문턱에서 다가온 해프닝을 겪으며 부모님에 대한 생각과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 갇혀 있는 인물의 모습이 탁월한 연출력으로 나열되며, 결혼식부터 이어지는 장면들은 타오르고 저돌적인 인생의 한 시기와 그 단면을 집약적으로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