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혁
26 days ago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
평균 3.4
신해욱 시인님 시집을 처음 읽어요. 이 시집의 특징은 화자에요. ‘나’라고 안하고 ‘우리’라고 불러요. 이 우리들은 생명 이전의 존재 같아요. 혹은 생명 이후와 생명 이전 그 사이의 존재 같아요. 무해한 존재 같기도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무해와 유해의 기준을 벗어난 존재 같아요. 떠돌고 해메고 돌아다니는듯이 보여요. 이 시집에서 뜬금없이 슬펐던 문장이 있었어요. ‘굴뚝은 철거가 어렵대’ 거대한 목욕탕을 보면서 화자인 우리가 북적속닥이면서 하는 말이에요. 백귀야행 같기도 한 존재들, 영화 ‘원령공주’의 숲의 정령 코다마 같은 존재들, 소멸하지 못하는 존재들의 툭 전하는 목소리였기에 더 마음이 크게 다가왔을 까요? 우리는 모두 소멸을 바랄까? 제 생각에는 제목의 ‘자연의 가장자리’란 생명 탄생 이전의 넋들인 우리가 서있는 장소같아요. 이 장소에서 말하는 일들인거 같아요. ‘자연사’도 자연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무언가인거 같아요. 시집을 덮은 지금, 이 ‘우리’라는 화자의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어떤 기분일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