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색을 채워넣을 수 없는 흑백 영화이기 때문인지, 상당히 음향에 공을 들였다. 오히려 중반 부분에는 너무 과하다 싶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음향이 흘러 넘쳐서 대사가 별로 없고 흑백 영화임에도 상당히 꽉 찬 느낌을 받게 한다. 초반 분위기는 귀신들린 집 때문에 여자가 점점 이상해져가는 것처럼 연출된다. 하지만 실상은 집과는 전혀 상관이 없이, 여주인공 자체의 문제가 집을 공포로 만드는 실체를 보여준다. 마지막 집주인과의 통화, 그리고 그 신분증에 있던 '닥터'의 이름. 마지막 챕터의 (6)6(6)과 그리고 그 챕터의 제목인 관리인까지. 집이라는 공간과 관리인이라는 것을 통해 (초반 내용에서는 샤이닝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자 너희들이 생각하는건 이런거지?' 하는 것 처럼) 초반에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관객의 시선을 집에 고정시켜놓는데, 그것이 결국에는 트릭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오컬트에서 심리공포물로 방향을 전환시켜버린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에는 또 다시 집주인의 똑같은 대사를 통해 '과연 이 집에 유령이 없었을까? 이 집에서 죽어나간 사람들이 이 집때문에 죽어나간게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 있어?'라는 짓궂은 뉘앙스를 남기며 뭔가 있는 것처럼 끝내고 있다. 관객에게 상상력을 발휘해 보라고 참 불친절하게 만든 영화이지만, 그만큼 또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라서 기억에는 남을꺼 같다.
좋아요 14댓글 0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4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