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개인취향에 딱 맞는 시대배경과 소재라 잔뜩 기대를 한 것에 비해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설프고 과잉되어있다. 아마도 짐작컨대 제작진은 이 드라마로 통해 기사도 정신으로 설명되는 여러 숭고한 정신과 가치, 그리고 그들의 우정을 야기하고 싶었을 것이고, 나아가 실체없는 것에 대한 믿음과 방황. 그안에서 묵묵히 자신을 지켜나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어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영향력이 큰 킹덤 오브 헤븐을 많이 의식한 분위기/왕좌의 게임 역시) 그래. 품으려는 주제들은 참 좋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에 이 인물들이 과연 적합한가, 라는 물음이다. 주인공 란드리는 왜 템플기사단의 단장이 되어야하는지 그 설득력이 부족하다. 드라마의 라시드가 말한 것처럼 그는 너무 다혈질에 자기 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똑똑하거나, 신앙심을 키우며 성실히 살아가는 인물이 아니다. ( 사실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가 란드리처럼 속에 화가 많고 멍청하다. ) 그는 사랑의 이유로 자신을 믿는 왕의 아내를 탐하였고, 아픈 친구를 제대로 보살피지도 않으며 어떤 자리에서든 서툴게 행동한다. 또한 막무가내로 성지를 수복하려는 야욕마저 보인다. 그에게 주인공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은 고작 작가가 부여한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과거사 뿐. 그에 비해 다른 기사인 탄크리드(아마도 1차 원정대의 유명한 탄크레디에서 이름을 따왔겠지) 는 무엇이 되었든 자신의 신념을 위해 제 목숨까지 바치고 신앙적인 부분이나 무엇이나 모든게 다 란드리보다 앞서는 것 같다. 주인공이 주인공으로서 역할을 못하니 악당의 필립4세가 오히려 정의로워보이고 그가 미쳐가는 것에 더 수긍이 간다. 그 이름도 기억 안나는 왕의 고문관은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매력적인 캐릭터, 리틀핑거를 본따 만든 듯한데... 여러가지로 하위호환으로 보인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왕좌의 게임을 굉장히 의식한 모습이 여럿보인다) 어쨌든 이 싸한 분위기의 드라마를 간추려보자면, 괜찮은 시대배경과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그것과 거리가 먼 주인공의 우악스런 행동으로 펼쳐지는 전개를 통해 사건의 진행이 거칠어지고 그안에서 쓸모없는 캐릭터, 감정, 장면이 계속해서 소모된다. 그렇다고 왕겜처럼 대단한 반전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며, 어설프게 반전을 사용하고 카메라 연출은 그때마다 보여주어야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해, 관객이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지않고 억지스런 반전만 가득해 고개를 갸웃한다는 것일 듯. 제작비 여건이 안 좋다고 생각하기에도 대본의 구성이 설득력이 부족하다. 애정이 섞인 캐릭터는 도리어 서브캐릭터인 기사의 친구와 시녀쯤이 고작이니까 말야. 아, 그리고 아마 죽었던 캐릭터중 하나가 다음 시즌에서 부활할 것같은데... 그 녀셕이 정말 제일 보기 싫었다. 내 성격이 찌질한 찐따라 그런지 화면에서조차 찐따를 보는 게 참 싫다. 뭐 시즌2에서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지만, 그리 썩 기대는 되지 않는다. p.s - 예전과 달리 십자군의 그저 <신앙심>으로 시작된 것이 아닌, 여러 이해타산적인 이유때문에 그러했다라는 학계측의 의견이 많은 시점에서 오히려 덜 진보된 이야기 시점을 잡은 것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 나라면 정말 1차 십자군 원정을 토대로 성지를 향하는 자/ 그것을 막아서는 자/ 그안에서의 정치암투를 그렸을 것 같은데 말이지... 아쉬워 아쉬워. (너무 왕겜과 킹덤을 의식했어 ㅠ ㅠ) p.s 당연히 나와야하는 반응/ 리액션이 없다는 점도 큰 문제다. 여러 장면이 있겠지만, 한 장면만 콕 찍자면, 1시즌 마지막화에서 성배를 부수는 장면이 특히 그랬다. 저것이 진짜든 아니든 어찌됐건 저 상황에서는 모두 저것이 진짜 성배라 믿는 상황인데 주인공이 자기 성질 못이겨 깨부숴도 아무도 놀라거나 뭐라하거나 하지를 않는다. 이 이야기의 핵심 사건이 <성배>가 아니던가? 그것이 산산조각났는데... 아무도 거기에 대한 반응과 질책이 없다니...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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