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8화를 보고) "인자 엄마가 다 알아서 할 기다." '삼종지도'라는 말이 있다. 여자는 어려서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남편을, 남편 사후에는 아들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선자는 아버지와 남편을 따르는 전통을 이어왔으나 그러지 못할 상황에 이르고 어머니가 주신 재물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을 시작한다. 어려움 속에서 주체적 인간이 탄생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집 안에 있느라 일본어도 못 하던 여자가, 그래서 아들에게 통역을 부탁하던 여자가 비틀거리며 두 발로 일어서는 모습이 눈물겹기도 하면서 찬란한 탄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솔로몬은 하나를 통해 주류에 속할 수 없는 자신을 깨닫고 선자에게서 한 물건을 받는다. 솔로몬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성경 이름과 인물의 성격이 관련 있는 것으로 보아 기대를 가져도 될 것 같다. (7화를 보고) 비극적 역사 속에서 굽이치는 한 사람의 운명을 보여준다. 4, 5, 6화에서 눈이 높아져서 그런지 7화는 조금 실망스럽다. (6화를 보고) 이삭의 형, 늙은 선자가 정체성에 대해 하는 말이 이번 화 주제인 듯 하나, 영어를 직역한 듯 매끄럽지 않아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족들의 아픈 손가락들이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들을 끌어당기는 것은 가족들의 노력이라는 것이 가슴에 와닿는다. (5화를 보고) 4화처럼 공간과 시간의 대비를 잘 쓴다. 특히 솔로몬의 <빌딩 상층에서의 파티> - <하층민 거주구역의 저녁 식사> - <빌딩 상층에서의 통화> 이동이 좋았다. 직접적 언급 없이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다룬다. 대사와 연출 모두 절제 되어 있으나 보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힘을 보여준다. 어떤 영화는 좋은 주제를 세련되지 못하게 다루는 경우가 있다. 보는 사람이 특정한 반응을 일으키도록 강요하는 듯하는 태도는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킬 뿐이며, 상황의 전달만으로도 충분히 깊은 정서적 반응을 불러올 수 있음을 이번 회차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4화를 보고) 1화부터 쌓아온 이야기가 4화에서 휘몰아치는 느낌이다. 연출자가 공을 많이 들인 것이 느껴진다. 스포일러가 될까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이야기부터 촬영, 편집, 음악 모두 클라이맥스를 보는 기분이다. 인물의 성격, 공간의 이동, 과거와 현재, 상승과 하강이 탁월하게 대비되면서 연속성 있게 그려진다. 특히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무엇이 이어지는 지 애틋하고 처연하게 제시되는데, 그로부터 먼 훗날 다른 할머니에게서 그 모습이 있음을 보여주면서 여성으로서, 한국인으로서, 힘든 시기를 이겨낸 사람으로서 공통적으로 배우는 것을 알려준다. 약간 작위적이고 과잉된 면이 있지만 4화는 굉장히 좋았다. 드라마를 꽤 봤다고 생각하는데, 단일 회차로는 내가 지금껏 본 드라마 중에 최고이다. 파친코의 별점을 좀 더 올리기로 했다. (3화까지 보고) 무엇보다도 선자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지혜롭고 강한 여성상을 보여준다. 심청, 바리, 최서희 같은 캐릭터가 가진 힘을 보여줄 것 같다. 남성 캐릭터 자리에 여성을 집어 넣고 새로운 이야기인 것처럼, 엄청 진보적인 것처럼 하는 창작자들은 제발 이 작품 보고 정신차려라. 미장센은 한국 드라마와 큰 차이가 있다. 등장인물의 아름다움을 과장하려 노력하지는 않는다. 필터를 세게 쓰는 건 있지만 여러 공간의 여러 시간을 시각적으로 구분해서 보여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3명의 선자가 주는 느낌이 비슷하다. 진짜 한 사람의 변화를 보여주는 듯하다. 처음 보는 배우들이 많은데, 대부분 호연을 보여주지만 한국어가 서툰 배역이 아님에도 한국어가 서툴고 대사가 과장된 배우가 있다. 그래도 '로스트'의 대니얼 대 김에 비하면 선녀들이다. 4편이 풀리는 날만 기다린다. 이거 보려고 애플티비 가입했는데, 참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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