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권영민

권영민

2 month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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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뽀뽀

영화 ・ 1985

평균 3.6

2025년 12월 16일에 봄

천천히 향을 맡고 재료들을 차근차근 음미해본다. 라멘 하나를 먹는데도 면부터 먹는 사람, 국물부터 먹는 사람, 계란부터 먹는 사람, 다른 토핑 해치우는 사람, 제각각의 먹는 방법과 선호가 다 따로따로일 테니 영화도 풀토핑 라멘으로 내왔다. 재료들이 하나의 라멘으로 어우러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거기에 너무 집착하기보단 국물, 면, 토핑들 본연의 맛으로 훌륭하게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라멘의 묘미! . . 담뽀뽀(미야모토 노부코 분)와 고로(야마자키 츠토무 분)를 중심으로 한 메인 스토리는 고로의 비주얼이나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웨스턴 무비 장르의 방식을 차용했다. 라멘 비법을 캐내거나 무림 고수들을 섭외해가며 수련(?)하고 코미디가 섞여드는 중반부 장면들에선 무협, 당대 혹은 후대의 홍콩 영화를 연상케 한다. 오므라이스 요리 시퀀스는 경쾌한 피아노 연주에 대사 없이 리드미컬한 움직임과 컷 전환으로 진행되는 점이 무성영화 같았다. 중간중간 삽입된 시트콤 스타일의 에피소드들은 현대에도 공감할만한 풍자적인 요소들이 많아 피식피식 웃게 되는데, 와중에 에로틱과 느와르 스타일도 한 꼬집 가미했다. 곳곳에 여러 장르의 클리셰 연출이 의도적으로 녹아있어 소소한 재미가 많다. 관람이 끝나고 뜨끈한 라멘을 '라멘 맛있게 먹는 방법'대로 먹어주는 것도 이 영화의 여운을 200% 만끽하는 방법. 물론 나는 맛있게 먹는 방법이고 뭐고 못 참겠어서 흡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