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sean park

sean park

6 months ago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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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책 ・ 2016

평균 3.8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벙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읽고 있으면 그가 만든 세상 안에서 보호 받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나의 고독한 타인이 힘껏 쌓아올린 세상 속을 거니는 그 기분이 참 따스하고 묘한데 그것이 그의 문체, 즉 고유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는 게 외롭던 청년 시절엔 그 스타일에 자주 미혹되었다. 위로보다 힘을 필요로 하는 중년 남자가 되고부터는 산들바람처럼 가뿐한 문장보다 겨우 써낸 문장 위에 더 오래 머물게 되긴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때로 지나치게 방어적이고 시니컬하다. 어찌 보면 비겁하고 어찌 보면 겸손하다. 이 책은 그 자신이 예술가가 아니라는 선언에 가깝다. 그러나 어쨌든 후대는 그를 예술가로 기억할 것이다. 그는 어쩌면 간교하리만큼 영리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자기만의 법칙으로 자기 벙커를 구축했고 그 세계를 오래 지탱하다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