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석
2 months ago

더 슈라우즈
평균 3.1
디지털 폴리곤이 인간의 살을 대체하는 시대, 랜선을 타고 전방위적 불신과 음모는 제 몸을 키운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슬픔을 향유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존재를 엄습해 오는 시대적 요구와 진보 앞에서, 영화는 오히려 인간에게 향한다. 제 손이 느낄 수 있는 피부로, 서로를 포근히 옭아매는 근육과 안온한 체온을 절절히 통과하여 사랑을 되뇐다. 0과 1의 이미지로 대체되지 않을, 그렇기에 영원히 상처 입은 채 썩어갈 육체를 끌어안고서 말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인간적인 애도이자 저항의 방식일테다. * 개인적으로 'Entombment'의 모티프를 담은 이미지를 차용한 포스터가 매우 마음에 든다. 죽은 예수의 몸에 닿은 수많은 손 들, 이미 죽어 흘러내린 육체의 무게를 기억하는 이미지라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