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웅트리아

웅트리아

4 day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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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친구

영화 ・ 2025

평균 3.6

우리 집 뒤편 동네를 가로지르는 작은 천,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보이는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 엄마는 유독 그 나무를 사랑했다. 강변을 산책할 때면 늘 그 나무를 어루만졌다. 우리를 지켜준다고, 행운의 나무라고. 언제인가, 작은누나가 아팠다. 마음을 너무 다쳐, 결국 정신까지 무너졌었다. 본가와 얼마 안 떨어진 곳에서 자취를 하던 누나는 아마 지독한 외로움을 견디고 있었겠지. 누나를 면회하러 간 병원 앞에도 큰 나무가 있었다. “엄마, 여기에 손 대봐.” 엄마가 울면서 말하더라. “…엄마는 이제 나무 만지기 싫다.” 그러고 한동안, 엄마는 나무를 만지지 않았었다. 강변의 큰 나무는 한참 전에는 두 그루였다, 장마철에 한 그루가 쓰러지기 전 까지는. 원래는 관심도 없었는데 누나 때문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도 누나만큼 외로웠겠지. 누나가 퇴원을 하고도 꽉 안아주지 못했다.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해주는 그런 용기 있는 동생이 못 되었다. 그래서 누나를 닮은 그 아이를 누나 대신 꽉 안아주었다. 누나는 날 용서할까. 모르겠다. 그저 바람에 흔들리던 그 이파리들이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