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수

최소한의 이웃
평균 3.3
2022년 08월 24일에 봄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 쉽게 안 변한다.” 뒤집어 얘기하면 사람이 변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허지웅 작가의 과거 에세이를 보면, 회의적이고 염세주의적인 태도가 다분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그는 따듯했습니다. 누군가를 매몰차게 비판하거나, 과거처럼 날카롭게 지적하지 않습니다. 많은 것들을 감싸안으려 하고, 때론 에둘러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 배경에는 그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는 힘겨운 사투를 벌이며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주변 사람들과 대중들의 따듯한 응원을 받았습니다. 그는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부터 그의 글이 변했다고 느꼈습니다. 작가의 예전 글을 좋아하던 저라면 이 책의 기조가 참 당황스러웠겠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밈으로 표현하면, 오히려 좋습니다. 그것은 허지웅 작가가 변한만큼 저도 변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를 둘러싼 상황과 세상을 원망한 적이 많았습니다. 때론 글로써 그런 감정들을 표현하기도 했고, 남모를 일기장에다가 비속어와 욕설을 넣어가며 적기도 했습니다. 불과 몇 해 전 저 또한 건강이 나빠져 하루하루 일어나기가 힘들고, 한 끼니에 먹는 약과 영양제가 열 알이 넘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어려움을 겪고 나니 사람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의 변화가 제게 낯설지가 않습니다. 여전히 과거의 허지웅 작가도 좋아하지만,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허지웅 작가도 좋습니다. 허지웅 작가가 오래도록 좋은 글로 사람들을 위로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