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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팩토리'는 2008년 불황 때 공장이 폐쇄되며 암울한 기운이 돌던 오하이오 주의 데이튼에 중국 기업이 유리 공장을 열며 생긴 일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오바마가 제작에 참여했다고 알려지면서 유명해진 이 다큐멘터리는 얼핏 보기에는 동서양의 두 패권 국가들의 문화와 사람들이 만나고 공존해가는 이야기일 줄 알았으나, 실상은 좀 더 냉정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였다. 이 영화는 중국 측 경영진과 파견 노동자들, 그리고 새로운 직장에서 다시 시작하게 된 미국인 노동자들의 시각들을 둘 다 보여주며 이 영화의 주 소재인 두 문화권과 기업 운영 철학과 노동권 인식의 충돌을 양측면에서 다루고자 한다.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상당히 차이가 많은 두 나라인 만큼, 이 갈등은 단순히 인식의 차이나 사소한 소통 오류나 오해에서 나오는 것 뿐만이 아니라, 훨씬 근본적인 부분들에서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음을 영화는 단호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전성기를 기억하는 미국의 블루 칼라 노동자들의 이야기부터 해서, 가족을 떠나 먼 타지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중국인 노동자들, 그리고 노동자 측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 중국 측 경영자들까지 모두 밀착 취재를 하며 인터뷰도 따낸 감독들의 노력과 공감력 덕에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차갑고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전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바로 미국의 제조업계가 직면한 외국, 특히 중국 기업의 커지는 세력과 인간들을 대체할 자동화라는 미래다. 아니, 이 영화는 외국 자본 유입과 자동화의 시대가 이미 도래했음을 알리며, 미국 기업이 미국의 방식대로 미국 사람들과 함께 미국 사회를 이루는 전통적인 미국 중부 산업의 패러다임은 죽었다고 단호하게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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