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석미인

석미인

6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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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

영화 ・ 2019

평균 3.9

2019년 11월 14일에 봄

사운드트랙은 35mm 영화 필름에서 띠 모양으로 함께 프린트되어 있어 소리나 음악이 입혀져있지 않아도 영사된다 나는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는 관용어구를 온전히 믿는 편이다. 사람은 기다리지 않으면서도 서있기도 하고 몸을 뉘었을 때도 밥을 먹을 때에도 심지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때에도 어떤 사람의 부재를 쓸쓸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장면에서부터 더 이상 그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해도 필름 시대의 사랑에는 여전히 가느다란 띠가 붙어 있다 필름 대신 디지털 파일을 통해서 영화가 상영되어도 여전히 사운드트랙이라는 명칭은 사용된다 서랍에 담겨있던 스웨터의 묵은 냄새가 사라진, 차라리 하시원하게 변해버린 디지털 화면에는 얇은 피부로 스며드는 서늘한 감각이 있다. 장면은 얼어붙게 또렷해지는데 기억은 옅어져만 간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잊으면 완전히 잃어버리는 거라고, 나는 그 말이 두려워 그 사람 꿈을 꾸곤 했다. 우리가 있던 어느 장면으로부터 소리의 띠지가 붙어있지도 않아도 되는 공간에서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내가 돌려보는 필름에 그 사람의 웃는 모습이 담겨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꿈꾸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