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안녕까지 30분'은 30분짜리 카세트테이프에 남겨진 죽은 밴드 보컬을 만나게 되며 예전 밴드원들과 여자친구와 함께 음악을 하게 되는 남자에 대한 영화다. 또 하나의 판타지 멜로 이야기인 이 일본 영화는 수많은 비슷한 류의 영화들과 똑같이, 설정만 좋고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다. 영화에는 대중적으로 어필할만한 요소들은 많다. 경쾌한 밴드 음악도 있고, 두 주인공의 나름 재미있는 티키타카도 있고, 가슴 아픈 멜로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각자 나름대로의 매력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들이 굉장히 인위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 큰 한계다. 원작이 있는 이야기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영화화하는 과정에 많은 부분들이 생략됐는지 빈틈이 많아 보였다. 제일 큰 문제는 인물들 간의 관계의 급진전이다. 특히 소타와 밴드원들 간의 관계가 그러하다. 세상과의 단절을 추구하는 소타가 아키와 함께 지내며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가는 변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 과정을 음악적인 부분들을 통해서 그려내는 구조지만, 문제는 밴드원들이 "아키"와 교감을 하는 것인지, "소타"와 교감을 하는 것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소타가 이런 경험들을 통해 어떻게 변해가는지가 너무 모호하게 그려졌다. 또한, 영화의 러브라인은 뭔가 애매하게 붕 떠버리는 느낌이 있다. 아키의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는 카나를 위한 서브플롯 느낌은 있지만, 이를 적절히 매듭짓지는 못하는 느낌이 있으며, 여기서도 소타와의 관계가 애매하게 표현돼서 감정적인 몰입이 잘 안 된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두 주인공인 소타와 아키의 관계였다.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며 생기는 우정, 특히 아키가 소타를 갱생시키는 과정, 그리고 판타지적인 설정으로 인해 생기는 갈등이 영화에서 제일 몰입감 있었으며 잘 표현된 부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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