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에빠진물고기
8 years ago
3.0

42년의 여름
영화 ・ 1971
평균 3.4
사랑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여전히 웃음 짓게 만드는 여름날의 기억이 있다. 그게 몇 년도 여름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땐 도시 사람들이 시골 냇가 주변으로 여름 휴가를 많이 왔었다. 마을 앞 냇가에서 물놀이 하고 있는데 내 또래 정도되는 여자애가 말을 걸어왔다. 다슬기 좀 잡아달라고. 난 수줍음 많은 시골 아이라서 그냥 잡아주기만 했는데 자꾸 말을 걸어왔다. 혹시나 해서 밥 먹고 해질녁에 나와 봤는데 하루 더 자고 갈 모양인지 그대로였다. 그래서 그 주변에서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그 애도 우리 곁으로 나왔다. 손전등을 비춰가며 한참 동안 물 속에서 다슬기도 잡고 장난도 치고 그랬다. 다음날도 만나고 싶어서 나가봤더니 가고 없었다. 잊혀지지 않는 어느 여름날의 아련한 추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