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MissH

MissH

8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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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영화 ・ 2016

평균 3.6

"디즈니가 만들지 않은 최고의 디즈니 영화" (IndieWire) 언론의 찬사를 받은 다큐멘터리 영화.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가족과 대화를 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오웬 서스킨드'의 기적 같은 성장 스토리인 이 사랑스러운 영화는 다 보고나면 사랑스럽고 밝은 에너지에 주체를 할 수 없을만큼 감동적이다. 이 영화의 시작은 본래 퓰리처상 수상 이력도 있는 월스트리트 기자 출신인 오웬의 아버지 '론 서스킨드'가 자폐아인 아들을 키우면서 기고한 육아일기를 엮어 만든 「LIFE ANIMATED」 라는 전세계 베스트셀러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엔 아직 번역본으로 출간되지 않았는데 영화 개봉도 할 예정이니 번역본 출간을 기대해보련다.) 기자 시절부터 절친으로 지낸 다큐영화 감독인 '로저 로스 윌리엄스'가 론이 한창 책을 집필하는 중에 그의 가족 이야기를 듣고 좋은 영화 소재가 될 것으로 알아보고 영화화하는데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책을 바탕으로 아버지 론의 시점으로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가 주인공 오웬의 현재 시점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청년이 된 오웬이 디즈니 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는 내용과 프랑스에 가서 자폐아 관련 학회에서 오웬이 직접 작성한 연설문을 발표하는 등의 론의 육아일기가 아닌 더디지만 인생의 발전단계에 있는 성인 오웬의 현재의 이야기이다. 그렇게 2년 정도의 오웬과 그의 가족을 촬영을 하고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되는 디즈니의 고전 명작과 애니메이션 작품들의 사용허가를 위해 감독과 제작진은 디즈니사와 긴밀한 접촉도 하게 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감독들을 만나기 전에 디즈니 저작권 관련 법무팀부터 만나 프레제테이션까지 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월트 디즈니사는 자신들도 미처 몰랐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기적 같은 실화에 큰 감명을 받아 장면 사용은 물론 소유권, 편집권도 전혀 주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3살에 갑자기 언어능력을 상실한 자폐아 오웬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된다는 마법 같은 이야기가 주는 감동이 있지만 더 나아가 이 영화의 편집이 진짜 기가막힌다. 애니메이션과 다큐를 너무나 적절하게 배치되어있다. 오웬의 성장 과정 중에 겪는 여러 상황이나 감정 변화를 디즈니 애니메이션 장면을 차용해서 표현해내고 있으며 그리고 오웬은 본인 스스로를 "Protect of Sidekicks(들러리의 수호자)"라고 지칭하면서 본인을 주인공으로 구상한 삽화와 대본 「The Land of the Lost Sidekicks(길 잃은 들러리들의 땅)」을 프랑스 애니메이션 제작자 '맥거프'와의 협업을 통해 실제 애니메이션 시퀀스로 구현한 점에서도 마법 같은 영화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로저 로스 윌리엄스' 감독 인터뷰에서도 실제 영화가 다 만들어지고 오웬이 봤을 때도 본인이 나오는 장면은 지루해하거나 관심없어했는데 본인이 그린 삽화의 애니메이션 버전을 보고 감독이나 제작진들을 껴안을 정도로 기뻐했다고 한다. 가족 외에는 신체접촉을 꺼리는 오웬이 안겨왔을 때 그 기쁨이 감독에게도 그대로 전해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또한, 이 영화가 좋은 점은 말문을 닫은 아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가족 모두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품의 대사를 통채로 외워서 소통을 했다는 대단한 부모와 형의 가족애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자폐스펙트럼 자녀를 키우는데 사이드킥 같은 조력자가 사회에 시스템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게 영화의 훌륭한 지점처럼 보였다. 물론, 오웬 정도의 의료와 사회보장제도 혜택을 받는 건 그가 특권계층에 있는 부모 덕분에 누리가 되는 시스템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성 자폐아를 키우는 가정이라고 치면 오롯이 가족 희생으로 키워지고 특히 가족 구성원에서도 "엄마"의 책임이 무척 크다는 점에서 미국의 시스템이 부러웠다. 우리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는 복지라면 한 번쯤 다같이 고민해보는 것도, 영화가 제시하고 있다. 감독 본인이 흑인으로 받았던 차별에서부터 시작되었겠지만 그동안 그가 만들어냈던 좋은 다큐 영화가 사회 약자에 관련된 다큐들인데 그도 영화 작업을 하기 전에는 몰랐다고 하는 자폐스펙트럼에 대해 이렇게 사랑스럽게 만들다니... 정말 디즈니사에선 상상조차 못했을 이야기다. 아마, 디즈니의 스토리텔러나 감독들은 이런 기적 같은 일을 상상하면서 작업을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에서 일어나는 기적 같은 이야기가 애니메이션보다 더 마법같고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