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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kong1922

mekong1922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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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스 비디오

영화 ・ 2023

평균 3.8

빠르게 지나가는 세상 속, 나는 나의 추억이 담긴 무수한 잔상을 명확하게 보고 싶다! 몽환적인 하나의 추억으로 남기는 것이 아닌, 투쟁을 하고 싶다. 나의 목적지를 숨기려는 세상 속에서 말이다. 사람들은 킴스 비디오의 행방을 물어봐도 모른 척을 하고, 그 존재가 없다고 말한다. 그를 담당한다고 약속했던 이들조차 카메라를 피하고, 심지어는 살해를 시도하기도 한다. 추억의 잔상처럼, 그 소문만이 무성한 킴스 비디오의 입구는 굳게 닫혀있다. 킴스 비디오는 마치 귀신같은 존재이다. 귀신을 믿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알게 모르게 도태된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이 영화를 통해 이젠 전설처럼 잊혀지고 사라진 사람들이 믿지 않는 그 귀신들의 존재를 다시 불러와 제 앞에 놓고 싶어 한다. 그 잔상들을 추억으로만 남기고 싶지 않아 한다. 훔쳐서 오든, 감독의 영혼을 연기하며 귀신을 소환하고, 현시대의 귀신으로 명확하게! 재구성한다. 귀신과 영혼들을 믿는 것, 우리만의 세계를 구해서 마치 영화처럼 그 영혼을 살리는 것. 여러 시대의 영혼을 경유하며, 우리의 삶을 살아가게 해주는 그 ‘영화’라는 존재를.. 그 존재를 다시금 이야기함으로써 우리 가슴속 깊이 잔존해 있는 영화의 기억을 건드린다.. 내 기억도 건드린다. 초등학생 때 자크 타티의 <플레이 타임>에서. 혼재된 세상 속 본인만의 소중한 추억을 지키는 윌로..에게 빠졌던 기억. 중학생 땐 아피찻퐁의 <엉클 분미>를 보고 이해하고 싶어,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에서 수도 없이 봤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때가 내가 영화 감독을 꿈꿨던 기점이었다는 것도. 나는 그 당시 사실 그 영화를 허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건 엉클 분미를 보고, 쭉 지금까지 확립된 생각인데, 영화는 귀신이다. 귀신은 우리 곁에 있다. 나의 육신도 영혼이 수없이 들어간 것일거다. 항상 우리의 삶과 곁에서 부유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영화에서 비추는 그 부유하는 영혼들의 흔적을 마주하는 것이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전혀 현실과 분리된 일이 아니다. 우린 그들이 남긴 흔적을 마음속에 다양한 방식으로 묻히며, 삶의 방향을 정하고 나아간다. 애초에 디지털 시대에 익숙한 나이라, 영화 속 킴스 비디오의 소신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본인이지만..그럼에도 나는 느꼈다. 내가 가장 중요시했던, 친구를 넘어선 내 존재의 일부 같았던 무언가가 세상 속에서 부정 당했을 때의 기분을 말이다. 그리고 그를 방법은 모르지만 되찾고 싶은 그 치기 어린 마음들은.. 마치 mp3가 가득한 교실에서 꿋꿋이 cd플레이어를 고집하며 모임 별 노래를 들었던 내 모습도 떠오르게 했다. 그렇게 기억들을 회상하며 영화와 ‘소통’하는 기분이 들었을 땐, 마치 분미 삼촌의 죽음과 수순을 이해한 것만 같았다 ㅋㅋ.. 이런 것이 영화의 매력인가 싶었다. 오랜만에 느꼈다. 영화와 대화하는 느낌을.. 영화를 많이 봤다는 사실을 그리 자랑스럽게 여겼던 적은 크게 없었는데, 이 영화에서 설명할 때 나오는 영화들, 레퍼런스들을 전부 알았던 것은 확실히 즐거웠다.. 단순한 선민의식이라기보단, 처음으로 영화 말고 카메라에서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 그 중에서 소개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본 방법은 모르지만 법을 고치기 위해 무작정 달려가는 무모한 아마드의 모습이, 원래도 그랬지만, 킴스 비디오의 일화와 그로 인해 떠올랐던 나의 기억들까지 함께하니 오늘따라 그 어린 무모함을 더욱 지지하고 싶어졌다. 그 부정을 향해 투쟁하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무작정 추적한 데이비드와 출처 대신 목적지를 중시했던 고다르, 또 세상이 영화에게 규정하는 등급을 타파하고 본인만의 등급을 설파하려 한 용만 킴까지 말이다. 모두 지지하겠다. 그리고 그가 gv에서 한 말이 지금까지 뇌리에 박혀있다. 인상 깊었다. 영화에서 a급 b급 c급 나누는 건 기득권이 맡고 있습니다. 제가 불법적으로 복사했던 미공개 영화들이 상업적으로 f 등급인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그 영화의 기괴한 장면들은 많은 연출자 꿈나무들에게 굉장히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로 의미를 창출하며 그들에게 큰 영감이 될 수 있는 영화들이 어떻게 f가 될 수 있습니까? 세상이 f라 할지 몰라도 저에겐 어떤 것보다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영화들입니다. 내 삶이 누구에겐 f 급 일진 몰라도, 나는 지금은 영혼과 귀신을 믿고 싶다. 허구와 현실을 하나로 보고 싶다. 굉장히 큰 위로를 받았고, 잠시 고민하고 있던 요즘의 나에게 과거 모습을 비추며 내가 잊었던 감정과 본질들을 소환시켰다. 영화가 더 좋아졌다. 영화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