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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kong1922

mekong1922

2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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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은 나무 7은 돌고래

책 ・ 2009

평균 3.8

1. 주홍색 열매를 뿌리며 그 여자는 죽었다. 나는 쓰러진 꽃나무 위에 앉아 있었다. (지나가고, 스러진 시간 위에 앉아 있는다. 그런 나는 첫 번째 침묵을 배웠다.) 2. 나의 일곱 번째 어머니가 나의 일곱 번째 여행지에서 꽃나무처럼 쓰러졌다. (여행과 침묵을 동시에 마주해본다. 어머니를 하염없이 찾는 여정에서 쓰러진 꽃나무를 느꼈다.) 3. 쓰러진 꽃나무 속에서 나의 여덟 번째 어머니가 목을 매달게 되는 미래의 소리가 들렸다. (침묵들 속에서 유령들의 여진을 느꼈다. 현재만을 바라보던 나는. 미래 차원의 진공을 느꼈다.) 4. 거대한 여객기가 내 머리 위로 천천히 날고 있었다. (여전히. 천천히. 침묵과 여진은 나의 손을 잡고. 내 머리 위를 날아오르고 있었다. 미래와 없는 과거, 현재는 의연하게 날아오를 뿐이다. ) 파묻고 파묻히는 시간 속에는 항상 내가 있었고, 더러운 내가 있었고, 네가 있었다. 돌고래는 날고 있었고, 4시간의 침묵도 그대로 요동치고 있었다. 그런 하늘 아래 파묻힌 사람들이 있었다. 박상순은 인과를 제쳐두고, 유령들이 파묻힌 공간을 우리에게 내놓는다. 그리고 우리는. 나는. 우리의 자전거를 보았다.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내 머리 위 지나가는 거대한 여객기를 보았다. 나는 박상순의 부서진 자전거에 탄 채 페달을 밟고 있었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네가 있었다. 그런 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