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신상훈남

신상훈남

8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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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영화 ・ 2013

평균 3.8

2018년 05월 08일에 봄

이 영화 처음 봤을 땐 정말 정신 차리기 힘들었었다. 재미도 재미지만 매 장면마다 스릴이 엄청나서 가만히 있어도 운동장 한 바퀴 전력질주라도 한 듯 숨이 차고 심장박동은 빠르게 쿵쾅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릴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와 군더더기 없는 연출. 무엇보다도 끝까지 몰입을 도운 두 주연 배우들의 환상적인 열연이 돋보인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늘 하는 말이 있다. "나도 이런 인생을 살고 싶다." 예상치 못한 수입이 주는 쾌감을 나도 알기에, 건수(이선균)가 엔딩에 느꼈을 희열 또한 공감할 수 있었다. 용돈이 끊기고, 가뜩이나 통장에 돈 한 푼 없던 그 때, 저번 달 초에 잠깐 했었던 알바비가 들어온 걸 확인한 나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내가 이 정도인데 고건수는 어땠을까. 심지어 금고를 여는 열쇠마저도 건수가 몸에 지니고 있던 게 아니라 지난번에 버려뒀던 열쇠를 우연히 보게 되는 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런 운명적인 요소가 첨가됨으로써 평화로운 분위기와 더불어 산뜻한 느낌으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선균의 저토록 초조해하는 표정이 압권이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욕은 <아수라> 정우성을 방불케 할 정도로 어색하지만 외려 그 점이 더 '고건수'라는 캐릭터에 어울린다. 원래 욕을 무척 잘하는 이선균이 일부러 욕을 저렇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쩔 줄 몰라하는 특유의 제스처, 식을 줄을 모르고 줄줄 흐르는 땀, 말 더듬는 것까지, 소름돋을 정도로 완벽하다. 조진웅의 여유로운 카리스마 연기도 뭐 누구나 알듯이 훌륭했다. 내가 그를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 [이 영화의 명장면 🎥] 1. 뺑소니 스릴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참고로 이 장면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남다른 긴장감이 형성된다. 신기한 게 주인공은 뺑소니죄를 저지른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보는 우리는 순식간에 그 사람에게 감정 이입하여 혹시라도 들킬까 봐 노심초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영화의 힘이다.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저 사람이 좋든 싫든 그 사람의 입장에 서서 몰입하게 된다. 평소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영화 한 편으로 이미지 쇄신을 할 수 있는 것처럼. 2. 장례식장 대부분이 공감할 것이다. "맞아, 이 장면 진짜 스릴 넘쳤지." 정말이지 쉬운 게 하나 없다. 제한 시간은 겨우 10분 남짓인데다가 리모컨은 잘 작동하다가도 이내 먹통이 되고, 조용히 끝내야 하는 상황인데 장난감 따위에선 총소리가 들리고, 어머니의 관에다가 다른 시체를 구겨 넣는다는 회의감까지 든다. 드디어 다 끝났나 싶었는데 곧이어 관 속에서 들리는 의문의 벨소리... 이제는 무섭기까지 하다. 그래서 속으로 계속 응원했다. 들키지 마라... 제발 들키지 마라. 3. 화장실 무서운 벨소리와 함께 박창민(조진웅)이 등장한다. 어떻게 보면 이 장면이 제일 애가 탔었던 것 같다. 계속 협박하던 그가 고건수 앞에 나타나서 무슨 말을 할지도 궁금했는데도 그가 나타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러나 내 걱정은 쓸모가 없었다. 창민이 건수를 보자마자 빠르게 뺨을 후려치는 걸 보고 괜히 내가 저지른 잘못을 들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엥..? 잘못을 한 건 저기 고건수지 내가 아닌데..? 이 기분은 뭐지 진짜. 소란이 끝나는 듯 했으나 화장실에서 2차전 시작. 그런데 고건수는 형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주먹이 솜방망이다 ㅜㅜ 약자는 강자 앞에서 변깃물만 하염없이 마실 뿐이다. 박창민의 카리스마를 다시 한 번 맛볼 수 있는 장면. 4. 건수의 집 다 끝났다고 안도의 한숨을 쉰 내 잘못이었을까... 전혀 예상도 못한 전개였는지라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박창민을 보고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의 얼굴엔 피가 묻어있고 이전과는 다른 초췌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그런데도 고건수는 형사 피지컬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덩달아 겁을 먹었는지 연거푸 당하기만 한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가정집에서의 액션신이 인상 깊다. 특히 박창민의 손을 포박하는 장면과 욕조에서 둘이 붙는 장면은 최고다. 영화 제목 그대로 정말 끝까지 간다. 그 과정에 휴식이란 결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