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피키드
6 years ago

오래 준비해온 대답
평균 3.5
일부 방구석 힙스터들과 달리 나는 김영하를 좋아한다 내심 김영하야말로 첨단의 아티스트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오디오북도, 전자북도 제일 먼저 국내에서 시도하고 퍼뜨리려 노력한 게 김영하다 요즘은 북튜버니 이북이니 그야말로 종이책에서 플랫폼 다변화가 일어나는 게 일상이지만 저 옛날만 해도 낡은 마이크에 구린 음질로 뭐라도 시도했던 게 김영하였다 그야말로 ‘찐’ 힙스터라 할 수 있겠다 앞서가는 사람은 뭔 생각을 하면서 살까 김영하 에세이를 산 이유다 그런데 ‘오래 준비해온 대답’은 그 제목에서 얼핏 짐작할 수 있듯 과거의 여행 이야기를 다룬다 아이폰도 구글맵도 유튜브도 활성화 되지 않던 시절의 김영하 그 자신의 여행을 말이다 새삼 우연한 발견의 즐거움을 떠올리게 된다 알고리즘이나 유튜브 영상 도움 없이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다 문득 발견한 골목 도서관 한 가운데서 헤메다가 우연히 발견한 보물같은 책... 모든 것이 영상화 되고 자기 전시화가 된 세상에 잠시 길을 잃어보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권하는 것 같다 이로써 김영하는 스스로 힙스터임을 다시금 입증한 듯 하다 남들 안 하는 거 안 하고 거꾸로 가니깐 말이다 그리하여 나는 론리플래닛 한권 들고 시칠리아를 가고 싶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언제 풀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전의 낭만을 조금이나마 회복한 것이 이 책을 읽은 것의 소득이라면 소득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