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BJ

별장에서 생긴 일
평균 2.8
'별장에서 생긴 일'은 결혼하게 될 남자의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크리스마스 휴가를 외딴 별장으로 가는 여인이 위태위태한 아이들과의 관계와 평생 자신을 괴롭혀온 과거를 마주하게 되는 스릴러다. 외딴 집에 갇히게 된 인물들의 이야기는 어찌보면 스릴러의 너무나 흔한 설정이며, 여기에 연쇄살인마를 넣냐, 귀신을 넣냐 정도로 보통 차이가 생기는데 그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새로운 괴물을 등장시키지 않고, 시작부터 계속 존재해온 괴물의 공포로 굉장한 심리 스릴러를 연출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영감은 '샤이닝'이었을 것 같다. 폭설에 갇힌 아이들과 어른이 미쳐가는 과정을 그린 것도 그렇고, 대칭적인 구도들과 돌리숏들의 적극적인 사용도 상당히 유사하다. 이런 이야기를 시도한 '잇 컴즈 앳 나잇' 같은 최근 호러 영화나, 종교와 오컬트적인 색채가 있는 '유전'의 면모도 보이고, 영화 안에서 잠시 나오는 '더 씽'의 스토리 요소도 오마주로 많이 가져왔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부분 부분만 보면 아주 새롭진 않으나, 이 모든 요소들을 불안정한 심리와 관계가 극단적인 상황에서 붕괴해가는 과정을 그리는데 사용하며, 굉장히 무서우면서도 살 떨리는 환경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배우들이 있다. 라일리 키오는 다양한 영화들에서 훌륭한 조연 역을 하며 최근 들어 많이 주목받기 시작한 여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의 심리 스릴러와 공포의 핵심을 다룬 주연인 그녀는 이 영화에서 다시 한번 엄청난 연기력을 뽐낸다. 그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유명해진 제이든 리버허와 신인 아역 리아 맥휴의 연기는 이야기의 훌륭한 촉매제 역할을 한다.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무엇을 알고 있으며 모르는 상황에서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기대하게 하는 두 아역들의 활약은 라일리 키오의 중심적 연기와 효과적인 호흡을 보이며, 다같이 서서히 미쳐가는 듯한 위험한 상황의 연속을 연출하게 된다. 현대 호러의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 같은 음악 스타일도 인상적이었다. 상당 부분은 침묵으로 일관하던 배경이 절제된 베이스와 음산한 코러스로 분위기를 조성하며, 시끄러운 순간들은 정말 필요한 한 두 순간에 터뜨리는 영화의 스코어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으며, 특히 한 곡은 극장의 서라운드 사운드에서는 정말 소름을 돋게 할 정도로 으스스했다. 밝고 따뜻하게 시작한 색감은 점차 창백해지고 어두워지며, 조명은 인물들을 시종일관 하드하게 비추며 모든 인물들을 위험하고 미스터리 넘치게 그리는 시각적 연출도 상당히 훌륭했다. 별장이라는 공간도 기본적으로 폐쇄적이긴 하지만 다양한 방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 누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배경을 조성하며 이야기에 긴장감을 계속 공급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