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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eunghye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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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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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에 떠내려가는 7인의 사무라이

책 ・ 2018

평균 3.8

표상을 명징화하는 언어의 과업 앞에서, 그 과업의 주체인 화자는 때로 그 사유의 발화를 망설이는데, 사실 그 화자는 화자를 만든 이의 생각을 감성적으로 표현할 뿐인 꼭두각시였고, 그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작가는 때로 조종하는 꼭두각시의 춤에 손이 꼬이곤 하는데, 그럴 때면 그는 자기가 꼭두각시를 조종하는지 꼭두각시에게 조종당하는 이인지가 묘하게 헷갈리곤 했다. 현재의 짧은 비평은 이토록 필연적으로 해괴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은 인간 존재의 감각과 인식과 그것들의 표현이 영원히 맞닿을 수 없는 기하적 구성물이기 때문이고, 그 불가해성과 불가능성은 외려 수리적이기보단 자연물의 그것과 유사하기에, 작가는 어쩔 수 없이 물의 감각과 흐름을 떠올렸을 것이고, 그 물과 흐름이 중첩된 가장 적절한 문학적 표지는 또한 별 수 없이 강물의 형태로 표상될 수 밖에 없다. 이 쯤 되면 작가와 그 독자들의 개성과 그 개성을 알아보는 눈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것은 마치 회자되기만 할 뿐 감상되지 않는 고전의 마스터피스와 이를 감상하는 평론가적 독자들의 그럴싸한 상호작용을 떠올리게 하고, 글을 쓰며 '알레고리'따위를 떠올리는 나는 실은 '7인의 사무라이'를 본 적은 없지만, 풍문에 떠도는 감독의 유명세에 의탁해 사유를 전개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고, 제목처럼 함께 흐르는 지금 이 비평이라고 하기 뭣한 비이펴어엉의 망측한 감각 가운데, 작가가 느꼈을 허무를 다소간 함께 감각하고, 지나가듯 이 글을 읽는 이들이 또한 함께 허무해하기를 기대하곤 하는데, 그 기대마저 헛헛할 뿐일 것을 문뜩 떠올리며, 7인의 사무라이 마저 누군가 헛헛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끄적였던 것을 상기해내며, 만족스런 헛헛함으로 이 글을 마무리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