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성상민

성상민

3 years ago

3.5


content

캐리와 슈퍼콜라

영화 ・ 2022

평균 3.1

이래저래 ‘아동 대상 유튜버’의 선구자로 큰 획을 그은 ’캐리소프트‘가 자사의 캐릭터를 활용해 본격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류의 홍보성 애니메이션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제작진을 한 번 언급하지 않아면 안 될 정도로 꽤나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연출은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에서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이후로 약 20여년 만에 흥행에 성공한 <마당을 나온 암탉>과 <언더독>을 연출한 오성윤, 그리고 <언더독>부터 오성윤과 연출을 담당한 이춘복이 맡았습니다. 실제 애니메이션 작업을 담당한 제작사는 <마리 이야기> <천년여우 여우비> 이성강의 근작 <프린세스 아야>를 비롯해 다양한 3D, VR 작업에 참여한 빈스튜디오스가 만들었습니다. 오성윤과 이춘복은 계속 가족용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지만, 상대적으로 어두운 구석이 혼재되어 있는 독립적 성향의 작품을 주로 만들었던 상황에서 명백히 캐릭터 홍보용 성격이 강한 이 애니메이션과 잘 합치할 수 있지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결과물은 감상 전 불안감을 제법 해소할 정도로 괜찮습니다. 예산과 제작 시간의 문제인지 3D 퀄리티에서 아쉬운 점이 보이긴 해도, 오성윤-이춘복이 이전에 수행한 작업들처럼 한국에서 ‘익숙한 일상’과 ‘일상의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며 화면에 등장하는 내용이 이 작품이 제작되고 주된 접근 대상으로 삼는 한국의 관객들에게 동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꽤나 흥미롭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앞서 말한대로 3D 작업물의 퀄리티가 조금은 거칠고, 영유아 대상으로 만든 스토리인 만큼 서사의 전개가 상당히 단순할 수 밖에 없더라도 양산형으로 급하게 만든 것 같은 매너리즘은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기에 이번 작품을 통해 본격적인 캐릭터성과 성격이 부여된 ‘캐리’ 등의 캐릭터는, 근래 한국 내외에서 벌어지는 젠더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것처럼 젠더의 정형을 탈피하기 위해 상당히 고심을 한 모습이 느껴집니다. (물론 이는 연출진의 전작 <마당을 나온 암탉> 때부터 세심하게 기울여 온 캐릭터 메이킹의 연장이기도 합니다.) 영유아에게 강하게 초점이 맞춰진 작품이며, 단점도 분명하게 있지만 그런 전형성의 탈피는 성인이 봐도 의외로 흥미로울 수 있는 요소를 낳게 되었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한국 상업 애니메이션’의 현재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