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JK

JK

4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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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의 노래: 시벨

영화 ・ 2018

평균 3.5

1. 흥미로운 소재, 다소 성급하게 봉합되는 결말. 2. 주인공 시벨이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이자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소재이기도 한 '휘파람'의 차용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왓챠의 영화 소개 문구에는 이 휘파람 언어를 "원시언어"라고 지칭하지만, 나는 그것이 농인들이 사용하는 수어와 비슷한 위치성을 가진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인 구어'와는 다른 방식으로 구성된 언어이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체계가 존재해서(영화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그 의미를 알아듣고 시벨과 소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농인들 사이에서 수어는 구어와 동등한 하나의 언어로서 농문화의 프라이드를 구성하는 반면, 비장애인 중심적인 주류 사회는 구어와 수어의 위계적 관계를 전제하며 후자를 불완전한 소통 도구로 간주한다. 영화 속에서 시벨이 구사하는 휘파람 언어도 이러한 양가적 위치에 놓여있는 듯 하다. 3.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 내부에서 온전한 구성원으로 대우 받지 못하는 시벨은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차별에 노출되어 있다. 마을 사람들은 농사일에 당연스레 시벨의 노동력을 동원하지만, '장애'를 가진 그는 터부시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축제에 참여할 수 없다. 시벨의 여동생을 비롯한 마을의 여성들은 당연히 '스카프'로 머리카락을 가려야 하지만, '장애'를 가진 시벨은 '규범적 여성'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스카프 따위는 어깨에 걸치고 장총을 들고 숲 속을 뛰어 다녀도 '괜찮은' 존재다. 그는 공동체의 정상 규범에서 벗어난 자신의 위치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허상의) 늑대를 사냥하는 일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자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그런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4. 영화는 중반부까지 이러한 마을의 상황을 잘 비추는 듯 하다가도, 결말부에서는 시벨과 가족 구성원인 여동생, 아버지와의 갈등을 손쉽게 무마하고, 마을 여성들과 시벨의 갈등에 대해서도 역시 갑작스럽고 묘한 연대의식을 강조하며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런 과정에 있어서 보다 디테일한 설득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함. +) 시벨 역 주연 배우의 얼굴이 너무나 매력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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