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남

옥수역귀신
평균 1.5
2023년 07월 23일에 봄
인물들의 매력이 하나도 없다는 게 문제다. 주인공 중 한 명인 기자는 처음엔 '회사를 위한 기사'만을 신경쓰다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생매장당한 아이들의 억울함을 알게 되고 그것을 세상에 널리 알리려고 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명확하게 표현되어 있지 않아 그녀의 내면 변화가 엉성하게 느껴졌고, 우원은 자신이 살겠다고 친구를 배반하는 역대급 인성을 발휘하질 않나 태희는 내내 불확실한 캐릭터만 내비치다가 영화 끝나고 나서도 당최 '어떤 인물이었는지' 가늠조차 불가능하다. "원한이 생기면 처음에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에게 그 증오가 분출되다가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자기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면 그 증오의 대상이 모든 사람에게 확장되게 되어있어. 세상을 원망하는 거지." 우리는 가끔 '깜짝 놀라는 것'이 '두려운 것'이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그것은 뭔가를 이미 두려워하고 있을 때 극도의 긴장 상태이다 보니 순간적으로 들리는 소음이나 상황 같은 것에 놀라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장면이 차라리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섭지 않았다. 러닝타임이 짧은 덕에 '시간이 느리게 갈 정도의' 지루함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등골 서늘해지는 한국 공포 영화를 못 본 지 오래된 탓인지 '공포스럽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왜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저주를 받냐고? 간단해. 재수가 없기 때문이야.” [이 영화의 명장면 📽] 1. 옥수역 귀신 호랑 작가의 원작을 인상깊게 본 기억이 있다. 예상한 것보다 훨씬 싱거운 맛들의 공포웹툰들이 차고 넘치던 와중 <옥수역 귀신>만큼은 압도적으로 섬뜩했고 재밌었다. 원작의 분위기를 온전하게 살려내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꽤 강렬한 오프닝이었다. 원작은 바닥에서 피묻은 손이 튀어나와 깜짝 놀랐었는데, 이번엔 빠른 속도로 닫히는 스크린 도어에 깜짝 놀랐다. 한국 공포 영화에서 이 정도 충격적인 장면은 오랜만이었다. “저 여자가 귀신이라는 게 아니라 피묻은 손이 여자머리 잡고 선로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2. 지하철 화장실 폐쇄된 화장실이라는 공간에서의 시퀀스는 나름 훌륭했다. 거울 속에 비친 소름 끼치는 아이의 형상과 목을 조른다든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게 아니어서 좋았다. 또, 여태껏 봐왔던 수많은 공포영화들의 결함 중 '안 무섭게 생긴 귀신 (분장)'이 있는데 이 영화의 귀신들은 하나같이 끔찍하게 생겨서 그 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또 벽에 머리를 강하게 박아 죽은 앞 사람과 다르게 죽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바로 불빛이 깜빡이는 장면으로 전환해 일관되지 않는 죽음을 그려낸 것도 좋았다. “안에 누구 계시면 말씀 좀 해주세요.” 어떤 내용인지, 어떤 메세지를 담은 것인지 알 만한 영화지만 그리 알고 싶지 않았던 영화 그래도 이 정도면 크게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기도 “상처는 어때? 그것도 상처니까 아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