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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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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years ago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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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느와르

영화 ・ 2009

평균 2.7

2018년 04월 30일에 봄

많은 사람들이 창작과 비평이 면닿은 동네에 사는 이웃사촌이라고 착각하지만, 실은 지구 정반대편에 거주한다. 창작하는 사람과 비평하는 사람은 그 영혼부터가 다르다. 비평가형 인간들은 태생적으로 권위추종적이고 노예의 도덕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론이라는 창을 한 손에 쥐고, 윤리라는 방패를 한 손에 메고 자신의 나약한 영혼을 보호한다. 반면, 창작자형 인간들은 설령 똥을 싸더라도 자신의 영혼을 담은 작품들을 토해내고 세상을 향해 전투적으로 분사한다. 비평가형 인간들은 권위 있는 라벨이 붙은 작품들은 모두 사랑하는 박애주의자들이지만 (사랑하는 척 연기하거나 아니면 공부를 해서라도 사랑하려고 노력하지만), 창작하는 사람들은 설령 편협할지라도 자신의 영혼이 꽂힌 특정 작품들만을 사랑하는 차별주의자들이다. 그래서 비평가형 인간들은 보편성을 쫓아 학교와 이론의 세계로 들어가지만, (보편성은 비평가의 미덕이기도 하다. 작품들을 균형 있게 분별하고 소개하는 안목이 필요하므로) 창작자형 인간들은 집과 학교를 박차고 나와 자신만의 개별적인 활로를 찾아 길거리로 뛰쳐 나간다. (대부분의 창작자들은 집 밖에서 몇 발자국 나가지 못 하지만, 소수의 뛰어난 창작자는 지금까지 아무도 가보지 못 했던 길을 개척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 비평가형 인간들이 모여사는 부족집단의 우두머리 정성일 족장이 만든 <카페 느와르>는 창작물이 아니라 도스토예프스키와 괴테와 같은 그가 사랑하는 권위있는 이름들에 대한 팬픽에 지나지 않는다. <카페 느와르> 이후 그의 작품들을 관람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팬픽형 다큐멘터리로 선회한 것은 어찌보면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가듯 자연의 섭리에 따른 것인지도 모른다. 다큐멘터리는 절대 창작이 아님에도, 비평가형 인간이 창작을 흉내라도 내볼 수 있는 유일한 회색지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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