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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는 6, 70년대에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중국의 등반팀에 대한 실화 바탕의 영화다. 포스터만 봐도 사실 큰 기대를 하진 않은 영화지만 정말로 말이지 이 영화는 여러모로 지독하다. 우선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주선율 영화, 즉 애국주의 프로파간다에 가깝다. 에베레스트 정상이 네팔에 있음에도 은근슬쩍 중국의 산이라고 하질 않나, 마치 60년대 이전에는 아무도 에베레스트 정상에 가지 못했다는 식으로 넘어가질 않나. 그리고 그 중에서 아마 제일 악독한 것은 티베트를 "하나의 중국"으로 포함시키는 정치적 뉘앙스일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의 "국뽕"은 있을 것이라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좀 많이 거슬리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이런 정치적인 색깔 때문에 작품성이 훼손됐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것 없이도 영화는 충분히 결함투성이다. 꽤나 많은 수의 인물들이 비중있게 등장하지만 오경과 장쯔이를 제외하면 누가 누구인지 계속 까먹게 될 정도로 이들의 동기도 굉장히 단순하고 천편일률적이었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 하나 하나에 신파적 장면들을 주며 억지 감동을 쥐어 짜고, 한 10초 동안 전개한 로맨스 씬 가지고 거의 천생연분으로 묘사하고, 인물들 일부는 이미 초인의 영역까지 가질 않나. 사실 영화를 보면 반쯤은 슈퍼히어로물이라고 봐도 된다. 영화가 인물들의 드라마를 다루는 방식을 보면 '히말라야'는 걸작으로 느껴지고 할리우드의 2015년작 '에베레스트'는 '시민 케인'으로 보인다. CG가 상당히 많은 영화인데, 우선 CG를 과시하듯이 굉장히 티나게 연출하는 씬들은 촌스럽고 퀄리티도 상당히 별로다. 랜더링이 제대로 안 됐나 싶을 정도로 버벅거리고 조명 연출도 CG와 안 맞기도 한 장면들이 꽤 많았으며, 눈보라는 그냥 필터 덧칠처럼 보인 것도 한 두번이 아니다. 음악은 신파나 우렁찬 국가주의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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