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차지훈

차지훈

8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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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용문객잔

영화 ・ 2003

평균 3.9

영화관에서 누군가가 영화를 보는 모습을 촬영하는 영화가 세상에 존재했으면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우연찮게 마주한 이 영화가 그 판타지를 완벽히 충족시켰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1988)에서도 외형만 보여줬지 사실상 깊게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진 않았다. 곧 사라질 영화관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연출하여 철저하게 관객을 경험시키며, 몰입시킨다. 마치 극장에 앉혀놓는 듯한 연출은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오감을 자극하지만 이를 증폭 내지는 극대화 시키는 영화는 생각보다 본 영화 중에 많지 않은데, 이 영화는 사뭇 달랐다. 아무래도 '서사'와 '대사'가 거의 없기 때문인지 소리,미각,후각적 심상등이 독창적으로 극대화되어 다가온다. 시시하게 이어갈 극을 신비롭고 비상식적인 인물들의 행동과 태도, 그리고 가벼운 필치이지만 현실주의와 초현실주의를 오가는 연출들이 압권이다. 사라져갈 극장에 신화적인 면모를 불어넣는 황당하면서도 몸에 전율을 일으키는 부분은 특히 이 영화의 묘미이다. 21세기에 이렇게 눅눅하면서도 아련한, 그러면서도 앙증맞은 영화가 존재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며, 어떤 영화보다도 관객을 최대한 '체험'시킨다는 면에서는 반박할 여지가 없는 작품인듯 싶다.